지난해 11월 미국 라스베가스 컴덱스쇼.

한국의 한 벤처기업 부스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디즈니랜드에서 온 바이어,미국 국방성에 납품하는 업체의 사장 등.

이들은 대량주문할 테니 곧 납품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 업체의 대답은 노.

양산체제를 갖추지 못했으니 조금 기다려 달라고 오히려 설득했다.

이 업체는 서울 양재동에 있는 탑헤드닷컴(대표 이은석·45).

이 회사는 신기한 모니터로 외국바이어를 안달나게 만들고 있다.

생산제품은 ''탑헤드''라는 컴퓨터 모니터.

일반 모니터와 달리 화면이 두개다.

작은 보조화면에는 각종 메뉴가 뜬다.

큰 화면과는 별개로 사용할 수 있다.

주화면은 인터넷이나 문서작성을 하고 보조화면은 필요한 내용을 조회하거나 감시용으로 쓸 수 있다.

예컨대 은행직원들은 컴퓨터작업을 하면서 보조화면으로 지점내 안전상태를 점검하고 병원에서는 각 병동의 상태를 볼 수 있다.

보조모니터에는 홈쇼핑 인터넷뱅킹 사이버트레이딩 뉴스 등도 뜬다.

모니터에는 TV수신장치와 PC카메라가 달려 있다.

실시간으로 방송을 볼 수 있다.

이 제품이 개발되자 각국에서 샘플을 보내달라는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

회사측은 작년 컴덱스에서 구두로 요청받은 모니터만 수백만대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정문정보를 통해 오는 6월부터 모니터를 대량 생산키로 했다.

정문정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와 디지털제품을 한국에서 생산하는 기업이다.

대신 탑헤드닷컴은 연구개발과 마케팅에 전념키로 했다.

12명의 전문 연구인력과 대학교수 18명을 자문위원으로 두고 있다.

1백여개국에 특허도 출원했다.

이 회장은 "컴퓨터 소프트웨어 분야에 12년동안 종사하면서 맺은 결실"이라며 "올해 판매량만 10만대가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단순히 모니터를 파는데 그치지 않고 이 제품을 이용한 글로벌기업홍보라는 비즈니스모델로 승부를 걸겠다고 덧붙인다.

보조모니터의 사이트에 각국의 주요 기업을 입점시켜 이들로부터 입점료를 받겠다는 것.

의욕적인 사업을 위해 55명인 직원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02)3462-1550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