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경제가 예상보다 더 악화될 조짐을 보이는 것은 여간 걱정스러운 일이 아니다.

두 나라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경제가 떠안을 부담은 말할 것도 없고 아시아권 더나아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매우 클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변화가 최근 미미하게나마 회복의 조짐을 보이는 국내 실물경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되는 만큼 정부당국은 해외경제 동향을 주시하며 치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경제 지표가 기대이하인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4.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은 1.1%에 그친데다 올 1월 내구재와 신규주택 판매도 한달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

특히 눈여겨 볼 대목은 경기전망을 가늠하는 주요지표인 소비자 신뢰지수가 2월중 106.8로 지난 96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사정이 이러니 나스닥지수가 1백포인트 이상 떨어지는 등 뉴욕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당연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미국경기 하강세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경제 침체를 가속화시키는 악순환을 몰고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있다.

계속되는 정국 혼미와 금융개혁 부진, 그리고 산업생산감소에 이은 미국주가 급락의 영향으로 일본 닛케이지수는 지난 85년 이래 가장 낮은 1만2천6백81엔까지 폭락했다.

다급해진 일본은행이 7개월만에 콜금리를 0.15%로 0.1%포인트 내렸지만 3월 결산을 앞둔 일본 금융기관들의 보유증권 투매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소리마저 들리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미국경제의 연착륙과 빠른 회복을 전제로 올 하반기 우리 경제의 회복을 낙관해 온 정책당국은 경제여건 악화에 따른 대비책을 서둘러야 마땅하다.

수출위축은 물론이고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의 매도공세,일본은행들의 국내여신 회수 가능성 등 우리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다각도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구조조정의 큰 틀을 서둘러 마무리짓고 제한적인 범위에서 경기부양을 추진하겠다는 정부구상도 시기와 강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된다.

물론 상황을 지나치게 비관만 할 필요는 없다.

그린스펀 미국 연준리(FRB) 의장이 지적한대로 자동차판매 실업률 등이 아직까지는 괜찮은 수준인데다 조만간 있을 FRB의 추가 금리인하와 부시 행정부가 추진중인 감세안의 파급효과도 감안해야 한다.

우리 정책당국은 이 모든 변수들을 면밀히 검토한 뒤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