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솥밥을 먹던 대우자동차와 쌍용자동차가 생산.개발.판매.정비 등 4개 분야 가운데 공장, 연구개발 분야는 완전히 분리했으나 판매및 정비(AS)분야에서 완전 결별을 위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판매는 대우자동차판매와 위탁판매 재계약 협상이 거의 끝나 양사대표가 만나 서명만 하면 되는 상태지만 위탁정비는 대우차가 정리하려는 824명의 인력문제가 겹쳐 있어 `AS 전면중단''이라는 파국에까지 이르고 있는 상황이다.

<>정비부문은 첨예하게 대립 = 가장 큰 쟁점사항은 쌍용차에서 대우차로 전보된824명(사무직 230명.생산직 594명)의 AS인력 처리문제.

이들을 쌍용차에 다시 보냄으로써 채권단에 약속한 자구계획 가운데 6천884명의인원감축을 마무리하려는 대우차와 워크아웃으로 인력이 동결된 상황에서 추가로 이들을 받을 수 없는 쌍용차의 처지가 맞부닥쳤기 때문.

대우차는 98년 1월 쌍용차를 인수했으나 99년 8월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서로독자경영에 들어가게 돼 구매.공장 등 생산부문은 즉시, 연구개발 분야는 지난해 2월 각각 분리됐다.

대우차는 정비도 넘기기 위해 쌍용차와 맺은 `부품공급 및 사후관리협약'' 등 국내외 위탁서비스 계약 일체에 관한 `해지신청''을 지난 1월초 법원에 제출, 인천지법이 이를 승인하자 2월28일자로 계약을 해지한다고 1월15일 쌍용차에 통보했다.

물론 계약해지와 함께 당초 쌍용차에서 넘어온 인력 1천320명 중 지금까지 남은 824명과 구로.인천(상용).신탄진.광주(상용) 등 7개 쌍용차 전담 직영사업소와 중부부품물류부 등 조직.설비도 함께 넘기겠다는 것.

대우차 관계자는 "양사가 맺은 `부품공급 협약''에는 대우차가 쌍용차의 부품 판매독점권을 갖게 돼 있으나 쌍용차는 동의없이 지난해 11월부터 일반 대리점에 부품을 직접 판매하는 등 협약을 위반했다"며 "다른 부문은 다 가져가고 정비인력만 받지 않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쌍용차의 처지도 다급하기는 마찬가지.

전혀 AS망이 갖춰져 있지 않은데다 인력을 고스란히 넘겨받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부랴부랴 정비사업을 아웃소싱한다는 내용의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즉 정비사업 운영권은 대우차가 쌍용차로 보내려는 직원들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되 사업장 지원을 위한 필수인력은 재입사 방식으로 채용하고 정비소 등 설비.부품은 정밀실사를 통해 넘겨받겠다는 것.

쌍용차 관계자는 "정비인력을 안받겠다는 것도 아니고 다만 이들을 설득하고 조직을 정비하기 위한 시간을 달라는 것인데 대우차가 고객을 담보로 정비를 중단하고보증수리에 필수적인 전산망을 끊는 등 쌍용차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부문은 재계약 임박 = 공급량을 둘러싸고 공정거래위원회 제소까지 가는등 마찰을 빚었던 쌍용차와 대우자판의 위탁판매 문제는 거의 마무리됐다.

양측은 실무선에서 위탁판매 조건에 합의, 이르면 이번주말께 양사 대표가 만나계약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대우자판에 지난해 대우자판의 판매량인 6만3천200대의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로 했으며 대우차는 위탁판매 수수료율을 15%에서 14%로 낮추고, 대금지급조건도 `현금 20%, 어음 80%''에서 현금비중을 30%로 높이며 어음결제 기간을 평균 135일에서 80일로 줄이기로 했다.

쌍용차는 지난해말 위탁판매 계약 종료를 앞두고 판매조건에 이의를 제기, 대우자판에 대한 차량 공급을 일시 중단했으며 대우자판은 공정거래위에 이를 제소한 바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쌍용차의 전체 국내 판매량(9만4천481대) 가운데 대우자판이위탁판매한 대수와 쌍용차가 직접 판매한 대수는 65대35 정도였으며 쌍용차는 직판비중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말 35개였던 딜러망(판매대리점)을 현재 94개로 늘린 상태다.

대우자판 관계자는 "대리점이 많지 않은 쌍용차도 대우자판의 판매망이 필수적이고 대우자판도 매출 확대를 위해 쌍용차 위탁 판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