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중 < 포항공대 교수 >


작년 연말 미국의 대통령선거는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투표방식과 검표방식을 둘러싸고 촉발된 싸움이 급기야 연방대법원에까지 이어지는 초유의 사태로까지 번졌었다.

민주주의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 차있던 미국인들의 자존심은 여지없이 망가졌다.

만약 미래의 사람들이 제43대 미국 대통령선거 사태를 보았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아마 실소를 금치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다가올 미래사회에서는 모든 선거가 안전한 전자투표방식으로 진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에 대한 인증은 주민등록증 대신 지문이나 홍채, 목소리와 같은 생체 정보로 이뤄진다.

투표는 인터넷을 통해 전자 투표로 진행되고 개표 결과 역시 신속하고 공정하게 이뤄진다.

이런 과정은 완벽한 정보보호기술이 우선돼야만 가능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해도 생소하게만 들리던 정보보호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컴퓨터와 네트워크기술이 비약적인 발달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의 수많은 컴퓨터들이 인터넷을 통해 상호 연결돼가고 있다.

이로 인해 개인들과 기업, 정부와 단체들은 가상 공간상에서 서로에게 접근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들을 갖게 됐다.

네트워크 형성은 e비즈니스의 발전을 가속화시키고 기존 상거래 시스템을 대체하면서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꿔가고 있다.

정보보호기술의 필요성은 개방성을 가진 네트워크를 타고 돈이 오가는 데 따른 위험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 미래의 일상생활과 보안 =전자투표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는 웹을 통한 지식재산권 침해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전망이다.

서적이나 음반, 컴퓨터 프로그램, 게임 등 지식재산권과 관련된 데이터는 불법 복제의 문제로 지식재산권을 침해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까운 미래에는 디지털 콘텐츠 보호 기술이 발달하면서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것이다.

화폐의 경우도 전자 지갑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실제 화폐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오프라인의 실생활에서 물건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차세대 영상정보통신인 IMT-2000과 같은 3세대 이동통신이 실용화될 경우 무선 인터넷을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됨 없이 원하는 정보를 이용할 수도 있다.

무선의 경우 정보의 도청이 훨씬 쉬워 암호화와 같은 기술이 더욱 필요하다.

또 불법 사용자의 서비스를 막기 위해 사용자 인증 기술 또한 필요하게 된다.

미래 사회에서 산업 전반에 걸쳐 정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며 또 누구나 손쉽게 정보를 취득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미래의 개인들은 보안기술을 떠나서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게 될 것이다.


◇ 인터넷시대 보안의 역할 =최근 인터넷의 급속한 확산으로 모든 기업활동이 e비즈니스화되면서 대외 사업뿐 아니라 회사의 내부 업무도 대부분 ''e''라는 테두리 안에서 진행되고 있다.

e비즈니스의 도입은 과거 비효율적으로 진행되던 기업활동을 보다 효율적이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이뤄질 수 있게 했다.

비합리적이고 일방적이던 의사전달 구조는 사내 통신망 구축으로 단순화되면서도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한 양방향 구조로 바뀌었다.

고비용을 야기하던 복잡한 생산·유통구조 또한 e개념의 도입으로 경제적인 구조로 개선되고 있다.

그렇다고해서 e비즈니스가 혜택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최고경영자(CEO)에서 신입사원에 이르는 모든 직원이 단일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회사의 모든 업무도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지는 환경에서는 언제 어디서 회사기밀을 노린 침입이 일어날지 모른다.

특히 e비즈니스를 수행하는 사업 객체들에 각종 네트워크를 통한 위협으로부터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은 곧 사업의 성패와 직결된다.

신뢰의 확보는 가상공간에서 이뤄지는 e비즈니스의 생명이다.

개인의 경우 인터넷을 통한 e메일의 사용은 자연스러운 일상사가 돼 인터넷상에서 물건을 주문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은행에 갈 필요없이 인터넷 뱅킹을 통해 모든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됐다.

기업간 및 기업과 개인간의 전자상거래, 전자투표, 인터넷 뱅킹 등의 응용 서비스를 안전하게 제공하고 사용자에게 신뢰성을 보장해 주기 위해서 21세기 인터넷 시대에서는 정보보호기술이 더욱 절실히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 암호기술의 다변화 =해외에서는 보안기술로 바이러스 백신 소프트웨어를 가장 많이 선호하고 있다.

접근제어, 물리적 보안과 방화벽, 인증, 암호화 등을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는 암호화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그동안 침입차단 시스템의 공급에 머물러 왔던 국내 컴퓨터 보안 솔루션 시장도 암호화, 인증, 침입탐지, PC 보안, 전자상거래 등으로 급속하게 다변화되고 있다.

pil@postech.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