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서 2차 짝짓기 구도가 수면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신한은행 및 외환은행은 26일 우량은행과의 합병이나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통해 대형화 작업을 추진하겠다는 공식입장을 각각 발표했다.

두 은행의 이같은 움직임은 한빛은행 중심의 금융지주회사가 3월말,국민.주택의 합병은행이 7월초에 출범할 예정인데 따라 대형화의 필요성을 절감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오는 5월까지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이후 우량은행과 합병을 본격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당초 2003년 이후에나 대형화를 추진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크게 바뀐 것이다.

금융계에서는 신한은행이 설립하는 금융지주회사에 하나은행이 추가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환은행도 이날 "우량은행과 지주회사 방식의 통합을 통해 최우수 리딩뱅크로 도약하기 위한 발전전략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외은의 파트너로는 정부가 대주주인 기업은행이 꼽히고 있다.

이와 관련,이경재 기업은행장은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외환은행과 조흥은행을 가상의 파트너로 각각 설정해 내부 검토작업을 한 바 있다"고 밝혀 두 은행간 합병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신한 및 외환은행의 입장은 아직까지 원론적인 수준이어서 실제로 합병구도가 무르익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지주회사 출범이 마무리된 이후 대형화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외환은행은 경영정상화의 전제조건이던 외환카드매각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다.

기업은행도 외환은행과 짝짓기를 시도하려면 중소기업은행법을 바꿔야하는 등 걸림돌이 남아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하나와 한미은행도 1년여에 걸쳐 합병작업을 추진하다가 결국 무산됐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현.유병연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