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이 "포스트 게놈" 시대에 대비해 유전자 치료제 및 신규 유전자에 바탕한 신약 개발에 나사고 있다.

지난 80년대 초반부터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20여년 동안 남모르게 꾸준히 준비해 온 이 회사는 이제 진면목을 보일 때가 왔다는 자신감에 가득하다.

김원배 동아제약 연구소장은 "유행에 따른 급진적인 연구를 자제하는 대신 한 단계씩 과정을 습득하는 연구 전략을 수립해왔다"며 "10년안으로 국내 10대기업에 들어가는 지식경영기업으로 변신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또 "보수적인 회사 방침에 따라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동아제약은 포스트 게놈을 가장 앞서 준비하고 있는 업체"라고 강조했다.

동아제약은 작년 10월말 말기 심혈관 질환으로 발에 혈액 공급이 제대로 안되는 허혈성 질환을 치료하는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국내 최초로 임상 실험 허가를 신청했다.

이달 안에 임상 실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VMDA3601"치료제는 김선영 서울대 생명공학부 교수가 세운 유전자치료 전문회사 "바이로메드"와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 유전자치료제는 혈관형성을 촉진하는 인자로 다리에 직접 주사하게 돼 있다.

김덕경 성균관대 의대 교수와 채제건.고규영도 공동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앞서 동아제약은 포항공대 성영철 교수가 설립한 제넥신과 공동으로 "에이즈 DNA백신"을 개발했다.

이 백신은 에이즈 바이러스(HIV)유전자 중 숙주의 면역 반응을 억제하거나 교란시키는 유전자를 불활성화시킨 DNA자체(단백질이 아님)를 직접 감염자에게 주입해 발현된 단백질을 항원으로 삼은 백신이다.

성교수가 원숭이를 대상으로 동물 임상실험한 결과 부작용없이 HIV를 제압한 것으로 나타나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3년후쯤 상품화할 예정이다.

이밖에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역량을 보이고 있는 바이오 벤처기업과 적극적으로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TG바이오텍(비만 및 고지혈증 치료제) 프로젠(불임 치료제) 누클레오젠(유전자변형식품 판별 키트) 벤다이아텍(전염병 조기 진단 시약) 등이 좋은 사례다.

동아제약은 상호 장점을 교류해 연구의 시너지를 올린다는 전략이다.

자체적으로는 특정 유전자의 기능과 유전자가 만드는 병인물질을 밝혀내는 연구를 지속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비만과 천식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밝혀내 이를 억제하는 치료제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김 소장은 "어렴풋이 유전자의 정체가 드러나고 있다"며 "유전자 규명에 성공할 경우 엄청난 부가가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포스트 게놈에 해당되지 않지만 조직공학을 이용한 인공 피부의 개발도 완료돼 상품화만을 기다리고 있다.

인공으로 만들어진 피부는 두께나 밀도에서 기존 제품을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

유전자 치료제는 그동안 임상실험 규정이 없어서 개발이 지연돼 있는 상태다.

인공 피부는 제품 인허가 조항이 마련되지 않아 시판이 늦춰지고 있다.

이 때문에 동아제약은 관할관청인 식품의약품안전청과 서로 공부하는 입장에서 이런 규정과 조항을 만들어나가면서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1년이 그냥 지나갔다.

동아제약은 기존 바이오사업도 견실히 일궈나가고 있다.

성장호르몬,인터페론-알파2,과립구콜로니자극인자(G-CSF),적혈구생성인자(EPO)등 4대 대형 생물공학 의약품을 바탕으로 연간 80억원 이상의 매출을 바이오 분야에서 올릴 계획이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