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게놈지도를 완성한 인간게놈프로젝트(HGP)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 6개국 연구진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의해 수행됐다.

그러나 상당수의 국내외 한국인 과학자들이 개인 자격으로 이 연구 작업에 동참,한국 생명공학계의 위상을 드높였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이들의 연구 참여는 한국의 생명공학분야 기술수준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10년이상 뒤져있는 가운데 오직 개개인의 능력을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한국이 앞으로 선진 바이오기술을 벤치마킹하는 한편으로 꾸준한 독자기술 개발을 통해 "바이오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소중한 인적 자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HGP 연구팀에 소속된 대표적인 한국인 과학자는 미국 캘리포니아공대(CalTech) 생물학과의 김웅진(43)교수이다.

HGP 연구팀 소속은 아니지만 울산의대 송규영 교수와 분당 차병원 김성주 박사,미국 국립보건원(NIH)산하의 생명공학정보센터(NCBI)에 재직중인 장원희 박사 등도 손꼽히는 인간게놈분야 전문가다.

캘리포니아공대 게놈연구소장을 맡고있는 김웅진 교수는 지난 10년간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스웨덴 등 5개국 공동 연구팀이 22번째 염색체의 DNA 염기서열 지도를 완성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맡은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22번 염색체는 염색체 가운데 가장 작은 구조이지만 결함이 생기면 광범위한 질병과 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유전자들이 가득 차 있다.

이런 사정으로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과학전문잡지 "네이처"에 "최초의 인간 염색체 염기서열 완성"이라는 제목 아래 대서특필됐다.

김 교수는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에서 분자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89년부터 캘리포니아공대 게놈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다 96년부터 연구소장으로 활동중이다.

그는 지난해 4월 서울대 교수들과 함께 생명공학 벤처회사인 "팬제노믹스"(PanGenomics)를 설립하기도 했다.

분당 차병원의 김성주 박사와 울산의대 송규영 교수는 "네이처"지가 최근 발행한 인간게놈지도 특집호에 미국 앨버트 아인슈타인의대 라주 쿠체라파티 교수 등과 함께 12번 염색체의 상세지도 논문을 발표해 전세계 생명공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세계 학계는 이 논문과 관련,12번 염색체 지도는 현재까지 작성된 인간염색체 지도 가운데 가장 완벽한 것 중의 하나로 꼽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포스트 게노믹스 연구작업에 폭넓게 활용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장원희 박사(미국 NIH 생명공학정보센터) 역시 "네이처"지의 게놈지도 특집호에 두편을 공동 논문으로 발표해 성가를 높였다.

장 박사는 국내 생명공학분야 최고 연구센터인 생명공학연구원에 재직한 경험을 갖고있어 국내외 학계 움직임을 모두 꿰뚫고 있다.

주 연구분야는 앞으로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생물정보과학(바이오인포매틱스)이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