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정몽구(MK) 몽헌(MH) 형제간의 분쟁 와중에 떠안은 고려산업개발로 인해 애꿎게 6백억원의 장부상 손실을 입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20% 이상 주식을 취득한 피투자법인의 손익발생을 투자지분만큼 투자법인의 재무제표에 반영토록 한 지분법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고려산업개발의 작년 손실분중 6백억원을 떠안았다.

이에따라 현대중공업은 조선수주 호황에도 불구하고 이 손실이 더해져 작년 순이익이 1백51억원으로 99년 대비 95% 감소했으며, 작년 경상이익도 99년 대비 92% 줄어든 3백66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작년 6월 현대그룹의 계열분리 과정에서 고려산업개발 지분을 3%이하로 줄여야할 처지에 있던 현대자동차로부터 19.74%를 매입, 29.57%의 최대 주주로 등장했다.

당시 고려산업개발은 건설회사이기 때문에 현대건설을 축으로 한 정몽헌 회장계열사로 편입이 돼야 했지만 인수자금 부족으로 현대중공업이 이를 임시로 매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내용은 "고려산업개발 주식은 현대그룹 계열분리를 위해 일시적으로 취득하는 것이며 향후 매각하는 것을 전제한다"고 규정한 현대중공업 이사회 결의안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그러나 현대건설의 경우 작년 유동성 위기이후 이 주식을 매입할수 있는 자금능력이 사실상 없는데다 현대자동차가 이를 다시 사들일 경우 고려산업개발을 계열사로 재편입하는 결과가 초래돼 매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1일까지 7차례에 걸쳐 장중에서 고려산업개발 주식 560만주(6.69%)를 매각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특히 고려산업개발 주식보유분을 지분법이 적용되지 않는 수준인 20%이하로 낮추기위해 지분을 추가 매각할 계획이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