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갈비는 본래 궁중에서 임금이 즐기던 고급요리다.

쇠고기를 다져 만든 모양이 떡을 닮아 떡갈비라 불린다.

임금이 체통없이 갈비를 손에 들고 뜯을 수 없다는 뜻도 숨어있다.

먹기 편한데다 고소한 쇠고기맛을 즐길 수 있어 어린이나 노인네들이 즐긴다.

궁중에서 유래한 떡갈비는 전라도 담양,화순과 경기도 광주,양주 일원에 전해져 오고 있다.

하지만 향토색에 따라 그 요리법이 전혀 다르게 발전해왔다.

구한말 나인들에 의해 전해졌다는 경기도의 떡갈비는 우선 모양부터가 시루떡처럼 넓고 납작하다.

갈빗살을 커터나 믹서로 다져 양념을 버무린 가운데 갈비를 붙여 만든다.

그래서 약간 질기고 퍽퍽한 맛이 없지않다.

귤이 강을 건너 강남으로 가면 탱자가 된다고 하지만 전라도로 내려간 떡갈비는 향토색과 어우러져 독특한 요리로 발전했다.

유배내려온 양반들에 의해 전해진 남도 떡갈비 가운데 담양 떡갈비는 단연 백미다.

6백50년전 노송당 송희경 선생에 의해 전해졌다는 담양 떡갈비는 모양과 요리법 자체가 경기도의 떡갈비와 맥을 달리한다.

담양 떡갈비는 우선 다진 쇠고기살을 쓰지 않는다.

처음부터 쇠고기 갈비살을 골라 등심부위에 잔 칼질을 한 후 3번에 걸쳐 양념을 고르게 바른다.

일반 떡갈비와 달리 잡고기가 전혀 섞이지 않는다.

양념한 갈빗살을 채치듯이 다지고 동그랗게 다듬어서 갈비뼈위에 올려놓고 굽는다.

귀찮을 정도로 손이 많이 가지만 대신 "갈비는 뜯는 맛"이라는 말처럼 부드러운 쇠고기맛과 갈비뜯는 재미를 함께 즐길 수 있다.

크기도 아이들 손바닥만해서 먹기 편하며 때깔이 곱고 정갈하다.

담양에서는 장막래 할머니가 지난 63년 개업한 "덕인식당"을 최고의 떡갈비집으로 꼽는다.

수 년째 남도 음식문화축제에 담양대표 음식으로 출전하고 있다.

지난해 말 서울 신사동에 문을 연 "덕인관"(02-516-1522)은 서울에서 남도 떡갈비를 맛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덕인식당의 서울 체인 1호다.

덕인식당의 조리법은 물론 고기 양념 재료 등을 모두 담양에서 공급받는다.

김영택(37) 사장은 "주방장이 직접 담양에서 요리연수를 받고 대부분의 재료도 담양에서 올라오기 때문에 고기맛은 본점과 같다"고 말했다.

다만 담백한 맛을 즐기는 서울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단맛을 줄였다.

한우는 전북 익산에서 기른 2년 미만의 어린암소만을 사용한다.

일반 떡갈비와 달리 육질이 부드럽고 쫄깃하다.

굽는 데 20여분이나 걸려 주방에서 1차로 구워서 나온다.

덕인관이 자랑하는 얇게 썬 단무지 모양의 동치미 채에 떡갈비를 싸서 먹으며 쉽게 물리지 않으면서 오랫동안 맛을 즐길 수 있다.

살을 떼어 먹은 떡갈비는 다시 불판위에 올려 마저 익힌 뒤 뜯어먹을 수 있다.

1인분(2만원)에 아이 손바닥 크기의 떡갈비 3대(2백70g)가 나온다.

죽향(竹鄕) 담양의 맛은 대나무통술과 대나무밥으로도 잇는다.

댓잎과 대나무 추출액을 3년동안 숙성해서 만든 대나무통술(1만2천원)은 다소 시큼한 맛이지만 마치 레드와인처럼 미각을 일으켜세우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알코올 도수는 약 10도.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