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국내 백화점 가운데 해외 유명 브랜드가 가장 많이 입점해 있어 상류층 소비 문화의 중심지로 꼽히는 고품격 쇼핑공간이다.

핸드백 하나에 천만원대를 홋가하는 에르메스,비교를 거부하는 세계 최고의 구두 브랜드 A.테스토니,"부유함"과 동의어로 쓰이는 샤넬 등등 일반인들은 들어도 잘 모르고 알아도 쉽게 접하기 힘든 최고급 브랜드들이 모여 저마다 명성과 화려함을 자랑하는 곳.

이미 머리에서 발끝까지 고가품으로 치장한 "명품족"들이 또 다른 명품을 구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찾고 이들로 인해 유명 브랜드들이 "입점 희망 1순위"로 꼽는 강남의 명소.

개점 초기인 지난 90년만해도 경쟁업체들이 눈길 한번 주지 않다가 최근 들어서는 "갤러리아 명품관만 같아라"하고 벤치마킹에 열중하게 만든 귀족적 분위기의 백화점.

도대체 이 명품관의 흡인력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해외명품의 집합체=명품관 1층에는 화장품 매장과 토털 부띠끄 매장이 들어서 있다.

정문 입구로 들어서면 한국 사람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샤넬 매장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국내 백화점 가운데는 지난 97년 이곳에 처음으로 매장을 오픈했다.

가격은 품목에 따라 차이가 많지만 핸드백의 경우 1백25만원,여성 구두의 경우 55만원이 보통 수준.

이어 구찌 페라가모 등 유명 브랜드의 매장들도 넓은 동선을 따라 깨끗하게 정돈돼 있다.

2층은 여성복 매장.

봄맞이 매장 개편에 따라 테스토니가 2층으로 자리를 옮길 계획이라고 한다.

"지방시""레나랑에" 등이 여기에 있다.

남성복 매장이 있는 3층에는 미쏘니 페라가모 등이 눈에 띈다.

세계 최고의 남성복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브리오니"가 곧 문을 열어 중량감을 더할 전망이다.

프레따포르떼(기성복)와 오뜨꾸뛰르(고급 맞춤복)의 중간 형태인 프레꾸뛰르(준맞춤복)인 이 브랜드는 한국에서는 이곳에 자신들의 첫 매장을 마련하게 된다.

4층은 생활용품 및 골프용품 매장이다.

"캘빈클라인 홈 콜렉션""에뜨로 홈 콜렉션" 등 패션 생활용품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편이어서 명품관에서는 보기 드물게 가족단위 쇼핑객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층이다.

<>이색 매장=명품관에는 유명 패션브랜드들만 입점해 있는게 아니다.

고급 와인숍과 시가숍,해외 화장품 브랜드인 "겔랑"에서 운영하는 피부관리실 등이 들어 있어 좋은 눈요기감이 되고 있다.

일본 와인숍 체인의 한국매장인 "에노티카"는 지난해 지하 1층에 문을 열었다.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라그랑담""크리지아" 등 세계 유명 와인들을 이곳에서는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매장 한쪽에는 "테스팅 바(Testing Bar)"도 마련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와인강좌를 실시하기도 한다.

홍보를 별로 하지 않았는데도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퍼져 지방에서 1주일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이곳을 찾는 손님도 있다고 한다.

3층 남성복 매장을 찾은 남성 고객들은 시가숍에 한번쯤 들러볼만하다.

"듀퐁앤하바나""다비도프" 등 유명 시가제품을 이곳에서 살 수 있다.

겔랑에서 운영중인 피부관리실은 회원제로 운영된다.

가격은 한번 이용하는데 10만원선.

시내 다른 피부관리실과 가격차이는 별로 나지 않지만 서비스는 최고 수준이라는게 백화점 관계자의 설명이다.

<>명품관을 찾는 이유=무엇보다 최고 수준의 시설과 서비스를 꼽을 수 있다.

대상 고객이 남다른만큼 쾌적한 쇼핑을 최대한 고려했음은 물론이다.

단적으로 여자 화장실의 경우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화장을 고칠 수 있도록 "파우더 룸"을 마련해 놓았으며 다른 한켠에는 소파까지 준비해 마치 휴게실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입점업체에서 파견된 직원들은 본사에서 뿐 아니라 갤러리아백화점에서 실시하는 친절교육까지 받아야 한다.

하지만 고소득층들이 명품관을 찾아오는 진정한 이유는 "명품과 신분의 동일시"를 즐기기 위해서라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매장에 들어서면 단번에 느끼게 되는 상류층적 분위기,동일한 장소에서 고급 물품을 구입함으로써 갖게 되는 신분적 동질감,이런 요인들이 명품관을 성공으로 이끈 배경이라는 것이다.

명품관측에서 이따금씩 일반 고객을 배제한채 단골손님만을 위한 쇼핑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이런 감정을 더욱 만끽하라는 배려라고 할 수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