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을 도와주세요. 어떤 약을 얼마나 먹어야 죽을수 있나요"

자살을 권하고 자살 방법을 소개하는 "자살 사이트"가 극성이다.

특히 자살 사이트의 매뉴얼에 따라 실제 "자살"를 행동으로 옮긴 청소년들이 잇따라 생겨나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젊은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자살을 생각해 본다.

그리고 힘든 삶이 계속될때 자살에 대한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실제 자살은 인류의 10대 사망 원인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 자살자들의 대부분은 오랜 기간 정신 질환을 앓아온 환자들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연등 일시적인 충격에 의한 자살은 극히 일부분이다.

정상인들의 대부분은 힘들때 떠올리는 죽음에서 다시 강한 삶의 의욕을 가지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자살 사이트의 문제점은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이뤄지는 이같은 자살을 지극히 "자연스런" 행위로 세뇌시키는데 있다.

청부 자살이라는 해괴한 기법(?)이 등장하고 세상의 의미를 깨닫기에는 아직 이른 국민학생과 중학생들이 잇따라 생명을 버리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세뇌작용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이들은 상당기간 자살 사이트를 탐닉했고 얼굴을 모르는 회원들과 함께 자살에 대한 환상을 만들어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자살 사이트를 근본적으로 막을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가장 먼저 자살사이트를 찾아내기도 쉽지않다.

일일히 사이트 검색을 통해야 할 뿐만아니라 초기 화면만으로는 어떤 사이트인지 알기가 쉽기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지금까지 15개 정도의 자살사이트를 폐쇄하긴 했으나 모니터링에 걸려들지 않는 사이트가 여전히 30~40개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자살 사이트를 적발하더라도 일시적인 사이트 폐쇄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자살 방조죄등 기존 형법을 적용할수 있으나 증거 확보등의 측면에서 대부분은 법 조문의 적용이 여의치 않은게 현실이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이영규 사무국장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이 오프라인보다 파급효과가 더 큼에도 불구하고 기존 법규로는 처벌에 한계가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에따라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인터넷 실명제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살 폭탄제조등 인터넷상에서 일어나는 각종 문제 행위들의 상당수가 인터넷의 익명성을 전제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커뮤니티 사이트 싸이월드가 네티즌 9백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도 36%가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 찬성했으며 반대는 12%에 불과했다.

또 학교와 학부모를 통해 인터넷 윤리와 관련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것만이 장기적으로 자살과 같은 일탈 사이트를 줄여나갈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이밖에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도 회원들을 끌어들이는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비실명 회원을 가려내 회원 성격을 건전화하는게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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