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처리문제가 큰 가닥을 잡았다.

우선 대우자동차는 그동안 구조조정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돼왔던 인력감축에 정면으로 나선다.

여기에다 정부와 채권단은 해외사업장을 조속히 처리한다는 방침 아래 난마처럼 얽혀있는 해외부문에도 "메스"를 댈 작정이다.

이들 문제가 해소되면 제너럴모터스(GM)와의 매각협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강력한 저항과 해외 현지사업장의 반발이 예상돼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대우차 조기매각 여부를 가늠하는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실상 확정된 인력 구조조정=대우차는 지난 12일 1천7백85명을 강제 감원하겠다고 노조측에 통보한 데 이어 오는 16일 이후 정리해고자 명단을 개별적으로 통보할 계획이다.

회사측이 정한 정리해고 인원은 지난달 15일 노동부에 신고한 계획 인원 2천7백94명 중 희망퇴직자 2백19명,쌍용차로 전보를 추진 중인 AS인력 6백명,창원 공장으로 전환 배치할 1백72명을 제외한 것이다.

회사측과 노조는 정리해고가 시작되기 전까지 경영혁신위원회를 열어 인원 구조조정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일단 회사측은 노조측에 한차례 더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대우차는 희망퇴직자에게 퇴직금 및 체불임금(4백50%)에 1개월치 임금을 더해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고용 유지를 전제로 순환휴직제를 실시해야 한다며 정리해고 명단이 통보되면 부평과 군산 창원 등 전 사업장에서 총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사업장 대폭 정리=정부와 채권단은 대우자동차 해외사업장에 대해 조만간 전반적인 실태 조사에 착수해 매각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부실이 심한 것으로 판명된 사업장을 대대적으로 정리하기로 했다.

이같은 방침은 불투명한 대우차 해외사업장을 다른 사업장과 연계시키지 않고 청산이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독자적인 정리절차에 들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현재 대우차 해외사업장은 판매법인 31개와 생산법인 15개로 총 46개에 달한다.

◆매각협상 조만간 가시화될듯=지금까지 GM이 명확한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대우차의 구조조정 전망이 불확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힘들 것으로 예상됐던 정리해고가 다음달 초까지 완료되면 GM의 입장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GM측도 이미 대우차 국내외 판매법인에 대한 보충 조사와 함께 인수 후 정상화 여부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 만큼 내달초 열리는 정기이사회에서 대우차 인수건이 상정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GM의 인수 의사가 발표되더라도 인수가격 및 범위 등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양측의 이견이 클 것으로 예상돼 협상 타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