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본사에서 자동차를 계속 공급해 주기만 하면 좋겠습니다"

요즘 미국 자동차시장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의 약진과 함께 대우자동차 미국 판매법인(대우 모터 아메리카)의 활약상이 화제다.

이 회사는 지난해 레간자 라노스 누비라 등 3개 차종을 내세워 모두 6만8천대를 팔아 1백22%의 기록적인 증가율을 보였다.

세계적인 자동차 조사기관인 JD파워의 최근 소비자만족도 조사에서는 도요타의 렉서스, GM의 새턴, BMW 등에 이어 4위에 올랐다.

대우차는 중고차 가격에서도 렉서스를 앞서고 있다.

이 때문에 USA 투데이지는 지난 1월 "어떻게 ''파산한(bankrupt)'' 대우가 캐딜락이나 재규어 벤츠 등을 앞설 수 있나"라고 놀라워하면서 그동안의 성과를 크게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전미 자동차 딜러협회 연차총회와 시카고 모터쇼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들도 크게 고무돼 있었다.

이동진 현지법인 사장은 "설립 1년반만에 미국에서 자리를 잡았다"면서 "올해 판매목표는 12만대인데 외신들이 해외법인까지 싸잡아 대우차를 ''파산''이라고 계속 표현해 곤란을 겪는 점만 빼면 큰 문제가 없다"고 목표달성을 자신했다.

그러나 이 사장은 "지난해 9월 포드의 인수포기 발표에 이어 부평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는 일이 생기자 5백여명의 이곳 딜러들과 고객들로부터 지금 차를 사도 정말 괜찮겠느냐는 문의가 온다"고 토로했다.

GM과의 협상결과가 어떻게 귀착될지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문제는 부평공장이 앞으로 계속 가동되리란 보장이 없다는데 있다.

GM이 부평공장 인수에 별 뜻이 없어 보인다는 관측까지 있고 보면 상황은 오히려 어렵게 가는 양상이다.

차를 사려는 소비자가 있고 전망과 여건도 좋은데 정작 차가 없어 손을 들어야 할지 모른다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 사장은 "이곳 딜러들은 의사결정이 늦은 GM의 풍토를 감안할 때 오는 9월께나 돼야 인수문제가 결말지어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라면서 "그때까지라도 열심히 차를 판매할 수밖에 없지않느냐"고 씁쓸해했다.

시카고=문희수 산업부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