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인터넷과 보험설계사는 상극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인터넷 금융거래가 확산될수록 설계사의 입지는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그러나 인터넷을 자신의 무기로 바꿔 영업을 키워가는 설계사도 있다.

삼성생명 을지로 리젤지점 이미경(33) 설계사.

그는 요즘 퇴근 후 집에서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재미에 쏙 빠져 있다.

작년부터 인터넷을 시작하다가 이제는 직접 홈페이지(www.bohumlife.co.kr)를 만들어서 관리하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이 보험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놀랐어요. 매일매일 새로운 상품정보와 금융상식을 올려 업데이트해야 하지만 힘들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그의 홈페이지를 찾는 단골 네티즌은 물론 대부분 기존 고객들이다.

그러나 요즘은 그 고객들이 다른 사람에게 소개해줘서 그가 전혀 모르는 네티즌들도 많이 방문한다.

네티즌들은 직접 보험상품을 조립해보고,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e메일을 보내는 열성을 보이기도 한다.

인터넷과 보험이 별로 어울릴 것 같지 않다는 질문에 대해, e메일을 통해 상품을 설명하고 홈페이지에는 상품 종류별로 재미있는 표현을 올릴 수 있어, 오히려 상품설명이 복잡한 보험과 궁합이 잘 맞는다고 그는 설명한다.

홈페이지는 철저히 고객중심이다.

상품의 세세한 특징부터 알기 쉽게 나열돼 있고, 보장내역과 상품가격이 예시돼 있어 네티즌은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다.

인터넷의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바로 체결까지 이어지는 계약도 한 달에 2∼3건, 상담 요청 e메일을 받아 전화나 방문으로 연결돼 체결되는 경우도 한 달에 3∼4건 이상이다.

한 달에 평균 15건 정도 체결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전체 계약의 40% 이상은 인터넷을 활용한 대가다.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기존 고객에 대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도 인터넷을 활용한 이후 얻는 중요한 효과다.

기존 고객에게 각종 기념일 인사, 축하 메일을 보내는 것은 기본이다.

입사 2년만에 프로급 설계사가 됐고 월 소득 5백만원 정도인 그는 홈페이지에 찾아오는 네티즌들 때문에 더 바빠졌다고 말하면서도 싫은 표정은 아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