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불화장품 애경 참존 도도앤컴퍼니 등 4개 중견 화장품 업체들이 나란히 고속 성장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지난해 매출은 99년보다 최고 54%까지 늘어났다.

한불화장품은 독일 패션업체와 공동 생산 중인 ''에스까다'' 브랜드가 히트치면서 지난해 9.2%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참존 도도 애경도 경쟁력있는 부문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23.5%에서 54%까지 성장했다.

중견(매출 4∼15위) 가운데 절반 이상인 7개 업체가 지난해 마이너스성장을 한 것과 대조적이다.

불경기로 전문점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데다 외국계의 공세까지 겹치면서 중견 업체들이 심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외국과 손잡고 얼굴브랜드 키운다=한불은 99년 에스까다와 에스까다화장품을 공동 설립했다.

외환위기로 휘청거리던 회사를 살리기 위한 것이었다.

한불은 에스까다 가격을 태평양의 ''라네즈'',LG생활건강의 ''라끄베르'' 등 간판 브랜드에 비해 30%나 높였다.

에스까다의 지난해 매출은 전체의 10%선인 1백35억원.

올 매출은 20.6% 늘어난 1백65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에스까다의 호조에 힘입어 한불은 1년 만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데 성공했다.

◆선택과 집중=애경 참존 도도 등 3개사는 한우물파기 경영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애경은 19세부터 20대 중반까지의 젊은 여성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포인트''''에이솔루션'' 등 8개 브랜드 가운데 6개가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이다.

포인트와 에이솔루션이 각각 클렌징,여드름 전문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영화상영과 무료 메이크업 강좌 등 젊은 여성들을 끌어들이는 마케팅도 차별화 전략의 하나다.

이를 통해 애경은 지난해 23.5%의 외형 성장률을 기록했다.

참존은 지난 84년 화장품시장에 뛰어든 이래 스킨 로션 등 기초제품 생산에 주력해왔다.

외형 성장보다는 틈새시장 공략을 통한 내실경영을 선택한 것이다.

참존은 이러한 전략으로 지난해 매출을 26%나 늘렸다.

도도는 파우더 마스카라 등의 비중을 전체의 90%선까지 늘리는 전략으로 지난해 5백1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99년에 비해 54.1% 늘어난 것이다.

◆전망=한불 등 4개사의 고속 성장 여부를 가늠하는 최대 변수는 외국계의 움직임.

로레알코리아 유니레버코리아 등이 중견 업체들의 텃밭인 전문점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로레알은 지난해 전문점용 브랜드 메이블린뉴욕의 신제품 ''마스카라 풀앤소프트''''립스틱 워터샤인'' 등을 선보였다.

유니레버도 최근 클렌징 전문 브랜드인 ''폰즈'' 신제품을 내놨다.

이로 인해 중견 업체들의 시장상황이 나빠지고 있지만 수익성 중심으로 내실경영을 다질 경우 고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보디숍 아베다 등도 한가지 제품만 집중 생산,결국 세계적인 업체로 발돋움했다는 것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