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은 맛과 향 냄새 색깔의 혼합물이라고 한다.

리델(Liedel)은 이 모든 것을 가장 잘 느끼게 하는 와인잔으로 유명하다.

최고급 와인을 리델,그것도 제일 좋은 브랜드인 소믈리에(Sommeliers)잔으로 마시는 것은 유럽인들의 생활속 꿈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6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마지막날 백화원에서 사용된 와인잔이 바로 리델이다.

오스트리아 서쪽 티롤지방의 소도시 쿠프스타인에 자리잡은 리델은 1756년에 설립됐다.

직원은 3백여명.

지난해 매출은 7천만달러.

전세계 60개국에 와인잔을 수출한다.

유럽 특유의 가족기업으로 10대째 유리잔만 만든다.

체코슬로바키아 보헤미아에서 출발했으나 2차대전 뒤 현사장인 조지 리델의 아버지 클라우스 리델이 지금의 자리로 이주했다.

공장 입구엔 역사를 자랑하는 박물관이 있고 2층엔 손 코 혀 눈 귀가 느끼는 5감을 주제로 와인과 잔의 관계를 보여주는 "심포니"라는 설치미술품 공간이 있다.

와인잔은 대장간을 연상시키는 5백평 정도의 공장에서 장인(마스터)과 도제들이 만든다.

5명이 한조를 이뤄 빨갛게 달궈진 유리액을 긴 대롱을 이용해 하나하나 입으로 불어 만든다.

전체 공정을 모두 손작업에 의존하는 만큼 기계제품과는 비교할 수 없게 얇다.

리델글래스의 특징은 이처럼 핸드메이드 제품이라는 것과 바카라나 로열코펜하겐등 다른 유명크리스탈 제품과 달리 화려한 장식(커팅)이나 색깔이 없다는 점이다.

잔이 화려하면 와인맛을 제대로 판별할 수 없다는 연구결과에 따른 결과다.

클라우스 리델은 잔의 모양과 크기,입구둘레 등이 와인의 맛과 향,질감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 결과 전세계 유명와인별로 다른 형태의 잔을 만들어냄으로써 호사가들을 사로잡았다.

보르도 포도주는 소믈리에 보르도잔으로 마셔야 최고의 맛을 즐길수 있다는 식이다.

2백50년동안 쌓인 리델가의 유리잔 제조 노하우에 차별화와 최고를 좇는 현대인의 심리를 곁들인 셈.

클라우스의 아들이자 현사장인 조지 리델은 여기에 소믈리에와 비넘(Vinum) 오버투어(Overture)등으로 브랜드를 세분화,리델잔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잔 모양이나 크기에 따라 와인의 맛과 향이 다른 건 단맛 쓴맛 신맛 짠맛등 미각을 느끼는 혀의 부위가 차이나기 때문이다.

입구가 큰 잔으로 마실 땐 머리가 앞으로 숙여지고 입구가 좁은 잔을 이용하면 고개가 젖혀져 와인이 닿는 혀 부분이 달라진다.

적포도주 잔이 백포도주 잔보다 큰 것도 이런데 연유한다.

와인은 다른술과 달리 가득 따르지 않는다.

보통 4분의 1,많아도 잔의 3분의1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리델은 와인의 종류와 와인글래스와의 관계를 계속 파악하기 위해 세계적인 포도주 제조전문가및 애호가들과 시음회를 겸한 토론회를 갖는다.

올봄 국내행사는 리델의 국내판매대행사인 대유인터내셔널 주관으로 9일 오후7시 인터콘티넨틀호텔 그랜드셀라돈볼룸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