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개막된 제100회 "시카고 모터쇼(2001 Chicago Auto Show)"에서는 90년대 후반 시작된 `복고'' 및 `퓨전'' 바람이 그대로 이어지면서 자동차 디자인의 주류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줬다.

앞에서 보기에는 세단이지만 뒷모양은 완전히 픽업이거나 세단 및 스포츠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섞어놓은, 언뜻 보기에는 `기묘한'' 외관의 퓨전카 또는 크로스오버카가 인기를 끌었고 그 때 그 시절의 `명차''를 현대적 감각으로 리모델링한 모델들도 다수 선보였다.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이현순 전무는 "크로스오버카와 뉴비틀 등 옛차의 명성을 되살린 리트로카가 세계 신차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GM 캐딜락은 고급 SUV와 픽업 또는 스포츠유틸리티트럭의 크로스오버인 `에스컬레이드(Escalade) EXT''를 선보였다.

올 여름 출시되는 이 차종은 6천 급 엔진과 자동 5단 기어를 갖추고 있으며 인터넷 검색과 e 메일 전송도 가능한 것이 특징.

GM 폰티악이 내놓은 `바이브(Vibe)''는 세단과 스포츠카, SUV를 혼합한 차종으로 내년 봄 출시된다.

1.8 엔진에 오토는 1백30마력, 수동은 1백80마력의 파워를 갖춘 이 차종은 20대 젊은 층을 주 공략대상으로 대당 1만5천~2만달러에 판매될 예정이다.

SUV와 픽업, 밴을 합쳐놓은 GMC의 `테라크로스(Terracross)''는 3중 선루프에 적재식 랩톱 컴퓨터, 운전자 특성에 따른 선택식 계기판 등을 탑재하고 있다.

GM은 이와 함께 계층별.연령별 고객을 겨냥한 컨셉트카도 다수 출품했다.

고급 스포츠 왜건과 SUV의 장점을 살린 퓨전카로 날카로운 에지 스타일에 차 안에서 음성명령만으로 전화연결과 e 메일 수신확인이 가능한 캐딜락 `비전(Vision)'',부차적인 조정기능을 대신하는 조이스틱 및 음성인식 장치 등 첨단 편의장치를 탑재하고 GM의 컨셉트카 중 디자인이 제일 잘 된 것으로 평가받는 뷰익 `뱅갈(Bengal)'',2도어 컨버터블로 젊은 고객을 겨냥, 자연친화적인 산소와 4인승을 의미하는 올스모빌 `O4'' 등이 그것이다.

반면 포드는 복고적인 모델을 주로 내놨다.

60년대 대표적 모델이었던 `썬더버드(Thunderbird)''를 리모델링, 오는 5월께 출시하는 새 `썬더버드''와 40년대 후반 선풍적 인기를 끈 `포티나인(Forty Nine)''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새 포티나인 등이 이번 모터쇼에 나온 차종들로 자동차 애호가들의 향수를 불러일으켜 대성공할 것으로 미리부터 점쳐지고 있다.

다임러 크라이슬러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했던 30년대 올드카를 연상시키는 3만8천달러짜리 2인승 쿠페 `크로스파이어(Crossfire)''를 이번 전시회에도 출품했다.

특히 닷지는 복고풍이 지나치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인 세단 `슈퍼8헤미''(Super8Hemi)를 선보이기도 했다.

일본 메이커들도 실용적이고 여러 용도로 쓸 수 있는 차종을 많이 내놨다.

도요타는 내년 봄 시장에 나올 세단.스포츠카.SUV의 혼합인 `매트릭스(Matrix)''를, 렉서스는 오는 8월 시판하는 스포츠 왜건인 `IS300''을, 닛산은 픽업트럭과 SUV를 합친 `알파(Alpha) T''를, 혼다는 경상용 트럭과 SUV가 조화를 이룬데다 이색적인 도어 디자인과 위성수신이 가능한 와이어리스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운동을 좋아하는 젊은 남자층이 주로 찾을 것으로 보이는 `모델X''를, 미쓰비시는 스포츠카와 랠리카에 화물 적재 공간까지 널찍한 `RPM7000''을 각각 출품,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현순 전무는 "앞으로 맞벌이 부모의 보상심리로 풍족하게 자라 소비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Y세대와 개인적인 욕구가 강해 모니터, 음성인식장치 등의 편의장치를 요구하는 IT세대 등이 자동차 문화를 주도하고 이들의 성향에 맞춘 차종을 개발해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