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을 끝내고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우리 정치의 자정을 위한 정치대혁신과 경제살리기,국민우선 정치를 펼쳐나가겠다"(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경제와 민생문제에 관해 여야가 없다는 야당 총재의 말을 환영한다.

올 한해 만이라도 정쟁중단을 선언하고 경제살리기에 전념을 다하자"(민주당 한화갑 최고의원)

여야는 6,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정쟁중단''을 선언하고 ''경제살리기''에 주력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경제가 어려운 만큼 소모적인 ''힘겨루기''를 지양하고 경제회생을 위해 여야가 합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들의 말을 들으면 의원꿔주기,안기부 선거자금 파문 등으로 야기된 경색 정국이 당장이라도 풀릴 것 같은 느낌이다.

''상생의 정치''를 실천하는 첫 단계로 여야가 경제 살리기에 나서 ''국민을 위한 정치''에 매진할 것이란 기대를 갖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감은 이내 실망으로 확인됐다.

''그러면 그렇지''하는 자조섞인 탄식이 절로 나온다.

여야 대표들은 연설이 끝난뒤 자당 의원들 좌석으로 돌아가 악수를 나눌뿐 상대당 의원들은 아예 외면하는 모습이었다.

이어 각당은 논평을 통해 "새로운 내용이 없다.

기대이하다"(민주당),"흥분한 나머지 체통을 잃었다"(한나라당)는 등 거의 습관적으로 깎아내리기에 바빴다.

이처럼 ''말''과 ''행동''이 다른 우리의 정치에 멍드는 건 국민이다.

정치인들의 언행불일치가 심화될수록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욱 어려워지고 실업자가 늘고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의 취업문은 좁아들고 있다.

이로 인해 사회는 전반적으로 멍들어 가고 있다.

정치불신은 이제 인내의 한계를 넘었다.

''상생의 정치''를 위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관심을 끈다.

그는 지난 4일 미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야당인 민주당 하원 단합대회에 참석해 "워싱턴의 해묵은 정쟁을 청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상대를 포용하고 국민만을 쳐다보며 정치하는 그들의 정치풍토가 부러울 따름이다.

김형배 정치부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