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 기획예산처 기획관리실장 thkim49@mpb.go.kr >

"모처럼 산신령님께 말씀드리게 돼 고하노니 이 시대 변화와 개혁의 선봉에 서서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가는 저희들이 총명하게 정신을 가다듬고…저희들이 추진하고 있는 공공부문 개혁과 재정운영의 안정화가 하루 빨리 완수돼 사회의 모든 부문이 기틀을 완비하며 우리나라가 재도약의 전기를 맞을 수 있도록 특별히 보살펴 주시옵소서"

지난 1월14일 기획예산처 산악회에서는 전윤철 장관을 비롯 회원 33명이 민족의 영산인 태백산 천제단에 올라 이 시대가 우리에게 내려준 소명을 차질없이 완수하겠다는 내용을 다짐했다.

개혁은 말 그대로 ''가죽(革)을 바꾸는(改)''고통스러운 작업이다.

즉 과거의 낡은 관행과 의식,제도를 벗고 환골탈태해야 하기 때문에 개혁에는 저항과 희생,고통이 뒤따른다.

그러나 지금의 고통과 희생을 두려워하여 개혁을 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후손에게 더 큰 고통과 시련 그리고 후진국이라는 부끄러운 유산을 물려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개혁은 용기있는 자만이 이룩할 수 있다.

변화가 두려우면 결코 발전이 찾아오지 않고 살아남을 수도 없다.

따라서 개혁은 선택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외길이다.

우리 처의 산악회는 개혁의 성공적 마무리를 위한 각오를 다지기 위해 백두대간의 중추이며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인 태백산을 신년 산행지로 정했다.

20년 만에 찾아온 폭설도,체감온도 영하 35도의 혹한도,백두대간을 달려온 칼바람도 유일사∼천제단∼문수봉∼당골로 이어지는 5시간의 산행을 저지하지는 못했다.

문수봉 정상에서 바라본 웅장하고 호방한 백두대간의 수많은 봉우리들과 광활하게 펼쳐지는 설원의 황홀한 경치는 잠시나마 세속의 모든 상념을 떨쳐버리게 했고 살아 천년,죽어 천년을 간다는 고산지대에서만 볼 수 있는 주목은 신비로운 생명력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눈꽃과 얼음꽃이 지어낸 순백세상을 뒤로 하고 후손에게 아름다운 조국,번영의 미래를 물려줘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슴에 담으면서 열차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