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제휴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은 4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으로부터 ''자동차산업공헌상''을 수상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임러와의 전략적 제휴와 관련,"다임러와 엔진등을 공유하는 협의는 (여전히)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이같은 언급은 월드카 공동개발은 일단 무산됐지만 앞으로도 다임러와 ''생산제휴''를 확대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월드카 합작이 무산된 이후의 전략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 회장은 "(다임러가 독자적으로 월드카인 ''Z카''개발에 착수했지만) 플랫폼(차대)을 만들려면 통상 3년반에서 4년이 걸린다"고 밝혀 향후 다임러와의 합작확대 가능성을 강하게 암시했다.

증권시장의 분석가및 전략제휴 전문가들도 "현대와 다임러가 기본적으로 서로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월드카 무산은 ''지엽단말''이고 큰 흐름은 ''전략제휴 확대''일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대해 다임러는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월드카 공동개발문제=작년에 양사가 자본제휴를 맺으면서 합의한 첫번째 프로젝트로 배기량 1천㏄ 내외의 차를 공동개발,2003년부터 생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6백60∼8백㏄급 경차를 원하는 다임러-미쓰비시의 입장과 이미 1천3백㏄급 플랫폼을 개발해 놓은 현대자동차의 입장이 맞섰다.

결국 이 프로젝트에 관한한 각자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다임러가 Z카 후속차종에 대해서는 현대의 참여가능성을 열어놓고 있고 현대도 다른 차의 플랫폼 및 엔진공유는 계속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이어서 오히려 지금은 다각적인 제휴를 모색하고 있는 단계로 봐야 한다는 게 증권가등 시장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즉 경쟁력 있는 플랫폼을 개발,공동사용함으로써 막대한 개발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세계 자동차 업계의 대세인만큼 다임러와 현대의 제휴는 장기적으로 이 방향으로 추진될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상용차 제휴=양사는 전주공장을 합작법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현대는 전주공장을 현물로,다임러는 자본을 출자하는 방식이다.

다임러는 1월초 실사를 끝내고 현재 가치산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양사는 현재 전주공장의 가격문제를 놓고 입장조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선 다임러가 미국측 파트너인 크라이슬러의 극심한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현대와의 합작에 ''스피드''를 내지 않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다임러와 현대는 서로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전략제휴 확대''는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현대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주공장에 외자를 유치할 수밖에 없고 다임러도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한국에 생산기지를 만드는 게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어 3∼4월께 합작법인을 출범시키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게 현대자동차의 입장이다.

라스베이거스=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