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페리얼"이 지난해 위스키 시장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영업 사원들의 노력 덕분입니다"

지난 8월 진로발렌타인스의 새 대표이사로 선임돼 대표 브랜드인 임페리얼을 국내 위스키시장에서 1등 상품(점유율 27%)으로 키워낸 데이비드 루카스(43)사장은 지난 한해 성과의 공을 직원들에게 돌린다.

진로발렌타인스는 97년말 IMF(국제통화기금)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몰렸던 진로가 영국의 세계적 위스키 업체인 얼라이드 도멕에 지분 70%를 매각해 탄생한 회사.

그는 앤드루 쿠시만에 이어 얼라이드 도멕이 임명한 두번째 사장이다.

루카스 사장의 경영철학은 한마디로 "QUICK 정신"으로 요약된다.

그가 말하는 QUICK은 외국인이 국내에서 가장 많이 듣고 쉽게 체득한다는 한국말 "빨리빨리"가 아니다.

진로발렌타인스가 지향하고 있는 <>품질(Quality) <>독특함(Uniqueness) <>정직성(Integrity) <>지속성(Constancy) <>한국화(Koreanizing) 등 5개 단어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이중에서 루카스 사장이 특히 강조하는 것은 한국화.

마케팅과 영업망 구축 등에서 토착화에 실패하면 아무리 세계적인 업체라도 한국시장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그의 이러한 생각은 영업 현장에서 잘 나타난다.

그는 지난해 선보인 신제품 "뉴 임페리얼 클래식"의 제품 홍보를 위해 10월부터 일주일에 두차례 이상씩 서울시내의 대형 업소들을 직접 찾아다녔다.

국내 주류업계의 영업환경을 직접 체험하고 영업사원들의 애로사항을 몸으로 느끼기 위해서였다.

오른쪽 무릎뼈가 골절되는 사고로 깁스를 하고 목발에 의지한채 이같은 "현장 경영"을 강행,임직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고 한다.

루카스사장은 지난 10월 열렸던 직원 단합대회에서 고교 졸업 후 처음으로 축구를 하다가 오른쪽 무릎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었다.

지난 연말에 있었던 노조와의 협상 과정에서도 그는 특유의 성실성과 끈기로 임금 협약을 무난히 매듭지었다.

직원들을 꾸준히 설득하고 대화한 게 먹혀든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난해 있었던 롯데호텔 노사분규를 지켜 보면서 배운 게 많았다는 루카스 사장.

그는 "롯데호텔 노사분규 때 농성하던 직원들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며 "오랜 기간 파업하면서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고 서로를 격려하는 노동자들을 보면서 한국의 가족주의를 배웠다"고 말했다.

이같은 한국에 대한 이해가 노조에 대한 강경 대응을 고수하던 영국 본사와 아태지역 본부의 방침을 누그러뜨리는 계기가 됐다.

그는 이 과정을 스트레이트 위스키를 얼음에 희석시켜 마시는 "온 더 락스(On the Rocks)"스타일에 비유했다.

그는 지난 98년 진로 위스키 사업부에 대한 지분투자 실사(實査)를 위해 한국에 왔다가 아름다운 한국 하늘이 고향처럼 친근하게 느껴져 눌러 앉기로 했다고 한다.

그 후로 2년.

그는 한국 여인과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다음달 초 43년간의 총각생활을 마무리한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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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루카스 프로필 >

<>58년 영국 맨체스터 출생
<>81년 영국 런던대 졸(회계학 전공)
<>85년 영국 경영회계 기관인 차터드 인스티튜트에서 ACMA(Association of Certified Mangement Accountant) 위원 역임
<>92년 얼라이드 도멕 그룹에 입사
<>95년 얼라이드 도멕 아시아 태평양 지역 본부 재무담당 이사
<>2000년 8월 (주)진로발렌타인스 대표이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