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재갑 LG화학 부회장은 석유화학업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품목별 통합을 통해 대형화 전문화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1일 말했다.

그는 또 채권단이 부채를 탕감하거나 대출금을 출자로 전환한다면 현대석유화학을 석유화학업체들이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생각해볼만하다고 말했다.

성 부회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현대석유화학같이 부채규모가 큰 회사를 현금을 주고 살 수 있는 기업은 없을 것이라며 금융기관들의 출자전환과 부채탕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말 현재 자본금 1조7백억원에 부채 2조6천억원을 기록했다.

그는 "회사 전체를 인수하면 선수만 바뀔 뿐"이라고 지적하고 "국내 업체들이 공동인수한 뒤 분야별로 나눠 전문기업한테 매각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석유화학 자체는 나프타분해 시설을 운용하면서 에틸렌 프로필렌 등의 기초유분을 공급하는 에틸렌센터 역할만 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지난해 LG화학이 SK㈜와 품목별 통합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갖고 협상을 벌였으나 현재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소개했다.

또 현대석유화학의 SM(스티렌모노머)사업 인수는 현재 검토를 중단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석유화학공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성 부회장은 석유화학업계의 구조조정과 관련,"품목별 통합과 단지별 통합중 품목별 통합이 현실적"이라며 "통폐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시키는 것은 어차피 한번은 일어나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규모가 작고 숫자는 많아 국제경쟁력을 갖추는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에틸렌의 경우 미국의 다우케미컬이 캐나다의 UCC사와 합병하면 PE(폴리에틸렌)생산량이 6백50만t인데 반해 국내 전체 생산량은 5백만t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석유화학업계에서는 생산업체들이 난립해 있어 통합이 필요한 품목으로 PE,PP(폴리프로필렌),PS(폴리스티렌) 등 3개 품목을 꼽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최근 미쓰비시 도넨 닛세키 쇼와덴코 등 4개 대형 화학회사가 폴리에틸렌 사업부문을 오는 10월 통합할 계획인 것을 비롯해 품목별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석유화학공업협회는 오는 7일과 8일 석유화학회사 임원들로 구성된 기획위원회와 사장단 회의를 잇따라 열어 석유화학업종 ''신빅딜''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석유화학공업협회는 품목별 통합과 단지별 통합 등 복수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공업협회는 공동판매회사 설립과 생산능력 감축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