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강한 정부론''에 대해 분위기가 무척 좋았다"

"''야당 때려잡기''에 대한 비난여론 등으로 민심이 폭발 직전이다"

설 연휴동안 여야 의원들의 귀향 활동을 토대로 각 당 지도부가 종합한 민심의 동향은 이처럼 확연히 달랐다.전자는 민주당,후자는 한나라당의 주장인데 마치 다른 나라를 방문하고 전한 얘기처럼 들린다.

민심에 대한 체감 온도가 이처럼 다르다보니 여야의 정국 대응방식도 천양지차다.

당장 연휴가 끝난 26일 민주당은 "강력한 국정쇄신을 통해 경제를 살리겠다"며 강경 기조를 굽히지 않았다.

반면 한나라당은 "집권세력의 반민주적 폭거에 총력 투쟁을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안기부 예산의 정치권 유입사건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예산횡령 사건인 만큼 당연히 국고환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나 한나라당은 "말도 안되는 사건으로 야당을 죽이려 한다"며 극력 저항하고 있다.

이처럼 여야 지도부는 민심의 초점을 정치문제로 돌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의 인식은 전혀 딴판이다.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경제에 대한 불안감 탓에 아예 정치 얘기는 꺼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10명을 만나면 1∼2명 정도가 간혹 안기부 사건이나 의원 꿔주기를 이야기했을 뿐이고 대부분은 경제를 살려달라는 목소리였다"고 전했다.

충청권 출신의 한 의원은 ''정치하는 ××들''이란 욕설까지 감수해야 했다고 실토했다.

이들이 전한 민심은 ''제발 싸우지 말고 경제살리기에 노력해달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흔들리는 중산층과 서민생활의 불안정,지역경제의 어려움,건설경기의 침체,금융시장 불안 등 산적한 현안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다행히 여야가 대화를 통해 정국을 정상화시키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있는 그대로의 민심을 받아들여 화합의 정치를 펴고자 하는 노력은 아직 크게 미흡하다.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라고 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천심''조차도 지역따라,당따라 제각각인가 보다.

김남국 정치부 기자 n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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