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송이 < 맥킨지인코퍼레이티드 컨설턴트 sy@media.mit.edu >


정보의 디지털화와 그에 상응하는 지능 및 기술 발달이 가져올 수 있는 변화는 인간의 미래에 대해 여러가지 질문을 던진다.

그중 하나는 기계 발전이 급속도로 계속될 경우 똑똑하고 효율적인 로봇이 등장해 인간사회를 지배하거나 사람들을 대체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소위 로봇의 범주에 포함되는 기계들은 한 번 입력된 정보를 잊어버리지도 않고 상상을 초월하는 다량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간직할 수 있다.

게다가 힘세고 빠르며 때로는 날아다닐 수도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어마어마한 능력을 가진 로봇이 인간들을 위협하는 미래 종족처럼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결함이나 약점이 전혀 없어보이는 새로운 종족들이 나타나 사람들을 괴롭히고 노예로 부린다는 내용의 영화나 소설을 보면 이러한 공포감은 더욱 커진다.

하지만 사람이 기계에게서 얻고자 하는 여러가지 특성들은 사람을 더욱 사람답게 만드는 것들이라기보다는 기계를 더욱 기계답게 만드는 것들임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효율성''''영원한 기억능력''''녹슬거나 부러지지 않음''등이 그것이다.

다시 말해 기계의 능력이 고도화된다고 해서 인간 자체의 능력이나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인간의 본성을 더욱 갈고 닦아 기계에 대비되는 고유성을 높이는 것이 더욱 사람다워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기계나 도구의 역사를 살펴보면 사람들이 가장 널리 애용하는 기계는 인간을 완전 대체하려는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부족함을 보충해 사람다움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들임을 알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최근에도 예외가 아니다.

친구들과의 소중한 약속을 잊지 않도록 보조 기억장치가 돼 주는 전자수첩,멀리 계신 고마운 분들께 안부를 전하도록 귀와 입의 연장이 돼 주는 휴대폰 등이 우리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많은 손길과 관심을 받는 기계들임을 알 수 있다.

디지털사회가 되고 기계의 발전이 거듭된다는 것은 우리가 여유롭게 사람다움을 개발할 기회가 많아짐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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