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 민영화 일정이 확정돼 카운트 다운에 들어간 상태이지만 걸림돌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가총액이 20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덩치가 큰 만큼 "과연 정부지분 매각이 일정대로 착착 추진될 수 있을 것인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한통 민영화는 지난 87년부터 거론돼 왔다.

이후 주식시장 침체 등을 이유로 정부지분 매각이 불발되면서 민영화 계획은 네차례에 걸쳐 수정을 거듭했다.

그러다 1998년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공기업 경영혁신의 일환으로 지금의 민영화안의 큰 기본틀이 마련됐다.

정부는 최근 이 기본틀을 바탕으로 2002년 6월 완전민영화안을 확정한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지금도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고는 보지 않는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한통 민영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그렇다고 선뜻 지분인수전에 뛰어들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입찰 참여금액이 만만찮다는 점이고 둘째는 정부가 특정 기업의 경영권 장악을 막기 위해 소유지분 제한을 두고 있다는 것 때문이다.


◆ 민영화 일정과 지분매각 방침 =정부는 한통에 대한 보유지분 59% 가운데 14.7%를 오는 2월까지 국내 기업에 1차 매각키로 했다.

정부는 또 14.7% 지분의 국내 매각과 함께 올해 상반기중 15% 지분을 해외에 매각할 계획이다.

예정대로 전략적 제휴가 성사되면 한통에 대한 정부 지분은 증자분을 감안해 33.4%로 낮아지게 된다.

정부는 나머지 지분도 2002년 6월까지 국내외에 완전 매각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1차 지분매각에서 입찰상한 수량을 5%(1천7백30만주) 이내로 제한할 방침이다.

현행 공기업법상 동일인 소유지분 한도는 15%이지만 한통처럼 거대한 공기업이 특정 기업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5%이면 최근 한통의 주가를 기준으로 1조3천억~1조5천억원에 달한다.

입찰 과정에서 예상되는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2조원대에 육박할 수 있다는 추산도 가능하다.


◆ 지분매각 쉽지 않을 듯 =문제는 여기에 있다.

한통의 지분에 관심이 있는 대기업이라면 1차 매각에서 상한선인 5%를 써낼 가능성이 크다.

기회가 주어질 때 최대한 지분을 확보해 놓아야 민영화 이후 경영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2조원 가까이 되는 자금을 한꺼번에 마련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 있는 기업은 몇 안된다.

물론 지분을 늘려 경영권만 가질 수 있다면 자금을 외부에서 끌어들여서라도 앞다퉈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여의치 않다.

정부의 소유제한 방침에 따라 지분을 계속 늘릴 수 있는 처지도 못된다.

따라서 한통의 지분매각은 민간 대기업들엔 썩 매력적인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통 정부주식의 1차 매각이 수량을 채우지 못해 민영화 계획이 불발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입찰전 30일간의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정해지는 입찰예정가가 입찰 하루 전날 주가보다 높게 형성될 경우 개인투자자나 기관투자가들이 입찰에 참여할 메리트가 없다는 점도 매각 차질의 우려를 낳고 있다.

업계에서는 결국 경영권 인수보다는 경쟁 기업의 견제나 사업상 이득을 위해 대기업들이 지분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또 대기업들 외에 한통에 납품하는 중소 통신장비업체들이 대거 지분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 해외 전략제휴는 어떻게 =한통은 정부지분 1차 매각과 함께 올해 상반기중 15%(신주발행분 10%, 구주 5%) 지분을 추가로 해외 전략적 제휴업체에 넘길 계획이다.

한통은 지난해 4월부터 메릴린치를 주간사로 선정해 해외 유수의 통신업체들과 외자유치 협상을 벌여 왔다.

미국의 AT&T, 일본 NTT, 호주 텔스트라, 홍콩텔레콤, 차이나텔레콤 등이 주요 협상 대상업체들로 알려져 있다.

한통 관계자는 "외국 투자자문사 5개 정도가 해외 기업들을 상대로 한통에 투자를 권유하고 있다"며 "한통과의 전략적 제휴에 관심을 보이는 사업자들과 빠르면 상반기중 협상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1개 해외 사업자보다는 복수의 사업자와 분할 제휴를 추진중이며 단순 지분참여보다는 해외 공동진출 등 전략적 제휴 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은 국내증시 등 주변 여건이 해외 전략적 제휴를 순조롭게 추진하기엔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다.

지난해 추진했던 해외지분 매각계획도 주가 하락이 변수가 돼 무산된 바 있다.

따라서 한통의 주식을 헐값에 넘겨서는 안된다는 부담감이 사라지지 않는 한 해외 매각은 그렇게 쉽게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종태.안재석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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