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발표로 현대전자의 유동성 위기는 어느 정도 해소되겠지만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단시일내 정상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는게 대체적인 시장 반응이다.

현대전자의 주가는 이날 자구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4백50원(6.7%)이 빠진 6천2백50원으로 마감했다.

회사측에서 제시할 수 있는 ''카드''가 모두 나왔지만 단기간내에 현실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내용은 담고 있지 못하다는 반응을 보인 셈이다.

실제 발표 내용도 기존의 자구안과 비교해 인력 감축이 추가되고 자산매각액이 6천억원에서 1조원으로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특별한 것이 없다는게 증시 주변의 시각이다.

증시 관계자는 현대전자의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자구안의 실현과 함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 가격 회복이 결정적인 변수라고 밝히고 있다.

여기에는 현대전자가 2조원 가량으로 잡은 가용현금이 반도체 시황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깔려 있다.

메리츠증권의 최석포 연구위원은 "회사가 정상화된다는 것은 비주력 사업의 매각이나 인원 조정 외에 기본적으로 영업이익이 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전자의 유동성 문제는 조만간 발표하게 될 지난해 4.4분기 영업실적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예상외로 실적이 부진할 경우 상당 기간이 소요될 자구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낮게 평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