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16일 LG텔레콤 지분 매각을 "검토중"이라고 공식 밝혀 향후 전개될 LG그룹의 통신사업 향방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끊임없이 LG텔레콤 매각설을 부인해오던 LG가 이날 공시를 통해 입장을 바꿔 매각할 가능성을 비췄다.

LG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룹차원에서 통신사업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중"이라며 "이 과정에서 LG텔레콤의 지분을 매각할 수도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을 보인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우려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텔레콤 지분 매각을 "검토중"이라는 것 자체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LG텔레콤의 최대주주인 LG전자(지분 28.1%)가 지분을 매각할 경우 당연히 LG텔레콤의 경영권까지 넘어가게 된다.

더욱이 LG텔레콤은 LG그룹 통신서비스 사업의 대들보 역할을 해왔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LG가 만약 LG텔레콤을 포기할 경우 그룹차원에서 통신서비스 사업을 아예 접을 가능성이 짙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현재로서 LG가 통신사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는 공시내용대로 아직 검토단계일 뿐 확정된 상태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일부에서는 한국통신 민영화 과정에서 지분인수 가능업체로 LG가 거론되는 것을 들어 LG의 통신사업 지속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LG 관계자의 표현대로 "매각을 검토중이더라도 내일 당장 어떤 변수가 생겨 통신서비스 사업을 오히려 강화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LG의 매각검토가 정부와 벌일 모종의 "딜(Deal)"을 위한 일종의 제스처가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3월로 예정된 IMT-2000(차세대 영상이동통신) 사업자 추가선정이 LG에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되면 통신서비스 사업을 계속 할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아예 포기하겠다는 포석을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이같은 해석이 맞더라도 정부는 아직까지는 어떤 식으로라도 동기식 사업자를 선정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굳히고 있어 LG의 의도가 먹혀들지는 의문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