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北京)에 거주하는 J씨는 지난달 평소 안면이 있는 조선족 친구를 만나기 위해 약속장소로 나갔다.

그러나 그 기다리 있던 사람은 친구가 아닌 또 다른 조선족 3명이었다.

J씨는 그들에게 납치돼 아파트에 감금됐다.

괴한들은 서울과 베이징의 J씨 친지에게 몸값을 요구했다.

그리고 친지들이 몸값을 치른 후에야 풀려났다.

이는 최근 또 다시 극성을 부리고 있는 중국주재 한국인 대상 강력사건의 한 예에 불과하다.

작년 10월 이후 납치 강도 폭행 등 강력범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최근 한달사이 신고된 강력사건만도 납치 3건,강도 3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신고를 꺼리는 피해자가 많아 실제 크고 작은 사건의 피해건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대사관측은 보고 있다.

이들 사건 대부분은 조선족이 개입돼 있다.

이같은 사건이 빈발하는 이유는 한국인과 조선족간의 일그러진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많은 조선족들은 한국인들이 알량한 돈을 무기로 자신의 인권을 무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한국인들만 못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돈을 과시하는 한국인들이 이유없이 싫은 것이다.

이런 경향은 조선족들의 계획된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비즈니스 분규를 법이 아닌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상관행에도 문제가 있다.

일부 조선족들은 거래에서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면 법원보다는 폭력단을 찾는다.

일단 감금해 놓고 돈을 가져오라는 식이다.

한국인들의 무절제한 밤문화에도 원인이 있다.

한국인들이 자주 찾는 가라오케는 범죄의 온상이다.

가라오케 대부분에 조선족 젊은 남녀가 술시중을 들고 있다.

술 마시는 과정에서 시비가 발생,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한 취객은 폭력단의 범행표적이 된다.

조선족은 우리나라 기업의 대(對) 중국 비즈니스의 중요한 파트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 수록 서로의 관계는 점점 더 일그러지고 있다.

이 관계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중국주재 한국인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을 것이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