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소매금융 위주''라는 꼬리표와는 달리 지난해 대기업 대출을 가장 많이 늘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업금융을 주로 해온 한빛은행은 오히려 대기업 대출을 줄였고 외환 조흥은행 등도 은행 규모에 비해 대기업대출이 소폭 증가에 그쳤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99년말 1조4백억원 수준이던 주택은행의 대기업 원화대출 잔액은 지난해말 2조1천6백억원 수준으로 1조1천2백억원이나 증가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이 늘어났다.

국민은행의 대기업 대출도 99년말보다 9천억원 이상 증가해 5조9천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대기업대출 규모에서 한빛은행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이들 은행은 특히 대기업중에서도 삼성 LG SK 등 4대 그룹에 대출을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삼성 LG 등에 대한 대출증가는 기업구매자금대출 한도를 늘린데 따른 것"이라며 "결과적으로는 해당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빛은행의 경우 6조3천억원으로 99년말보다 5천5백억원 감소했다.

외환은행과 조흥은행도 3조6천6백억원, 4조4천4백억원으로 각각 5천7백억원, 3천6백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느라 지난해 4.4분기 대기업에 대한 대출을 대거 회수한데 따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빛 조흥 외환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까지만해도 전년말에 비해 1조2천억∼1조5천억원 가량 증가한 상태였다.

한편 신한은행은 5천5백억원, 한미은행은 7천3백억원, 하나은행은 1천6백억원씩 대기업 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열.오상헌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