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들이 올들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에 따르면 불경기로 기업들이 긴축 경영에 나서자 이들 경제단체도 예산을 대폭 줄이고 조직을 슬림화하는 등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경련은 지난 11일 열린 월례 회장단 회의에서 일반회계와 사회협력회계를 합친 올해 예산을 지난해 3백여억원보다 36% 줄어든 1백90여억원으로 편성했다.

전경련은 특히 외부 협찬과 불우이웃 돕기 등 특정 목적에 쓰이는 사회협력 회계예산의 경우 작년의 3분의1 수준인 50억원으로 삭감,4대 그룹의 회비 부담을 대폭 경감시키기로 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지난해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사회협력회계 회비가 잘 안걷힌 탓도 있지만 올해는 어려운 국내외 경제환경을 감안,전년대비 축소예산을 편성했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일반회계의 경우에도 사업 우선 순위와 규모를 조정,불요불급한 행사성 사업을 없애거나 규모를 축소하는 한편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행사 경비를 충당키로 했다.

전경련 빌딩에서 걷히는 임대료는 20년된 건물의 보수관리비에 사용되기 때문에 전경련 회비만으로 한 해 살림을 꾸려나가야 한다고 전경련 관계자는 덧붙였다.

대한상의는 오는 2003년부터 회원 가입이 자율화될 것에 대비,이미지 제고와 회원서비스 강화를 위한 조직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상의는 다음달 9일 열릴 정기 총회에서 지난 81년부터 써온 상의 로고를 기업이미지(CI)작업 결과에 따라 ''디지털형 로고''로 교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도입된 팀제 조직을 활성화하고 회원 서비스 위주로 슬림화하는 본격 조직개편을 조만간 단행하기로 했다.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은 "그동안의 보수적이고 관료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한 국내 유일의 전국 종합경제단체로의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로고를 바꾸고 조직을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일의 사용자 단체인 경총은 올해 주요 사업목표중 하나를 ''디지털 경총의 구축''으로 정하고 기존 인터넷 사이트(www.kf.or.kr)를 인사·노무관리 정보 및 노하우 등을 유료제공하는 ''경영포털사이트''로 확대 개편키로 했다.

경총은 이를 위해 홈페이지 개편 등 인터넷 비즈니스 사업에 1년 예산 50억원 중에서 2억원을 배정했다.

조남홍 경총 부회장은 "기업의 의사결정시스템이 최고경영자 중심에서 이사회 중심으로 재편되는데 따라 서비스를 경영계 전반으로 확대하는 쪽으로 조직을 변신시키겠다"고 말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