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동네 하꼬방.가출한 열일곱살 여자아이는 술집에 나가고 동갑내기 건달 남자아이는 그 아이에게 빌붙어 산다.

나쁜잠(섹스)을 자지 않겠다는 다른 여자아이는 본드로 삶을 지탱하고,가출한 소년은 그와 동거를 한다.

섹스,폭력,욕설...

그들을 밀어낸 것은 X같은 세상이다.

어린딸을 강간하는 아버지,영계에 눈먼 아저씨,가학적인 폭력성.

10대들의 일탈과 방황을 그린 디지털 영화 "눈물"(감독 임상수.제작 영화사 봄)은 어쩔수 없이 장선우 감독의 "나쁜영화"와 비교될 운이다.

10대들의 탈선현장이라는 소재나 그 근원을 파고드는 메시지의 출발점이 같아서다.

접근은 다르다.

"나쁜영화"가 유사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린데 반해 "눈물"은 사실적인 드라마를 뼈대로 했다.

시선역시 훨씬 차분하고 따뜻하다.

청소년들의 탈선과 아픔을 밀도있게 좇는 카메라는 연민을 품고있다.

제작비 5억원.1백% 디지털로 촬영된 화면은 다소 거칠지만 밑바닥 삶을 거칠게 훑는데는 효과적인 도구일 수 있다.

감독이 가리봉동 달동네에서 1년여를 살며 완성했다는 시나리오는 상당한 사실감을 확보한다.

"처녀들의 저녁식사"로 우리사회에 여성의 성에 관한 담론을 제시했던 감독은 두번째 작품에서 청소년들을 주류에서 밀어내는 사회의 비정상성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며 문제를 제기한다.

하지만 "눈물"역시 "나쁜영화"에서와 같은 의문을 피할 수는 없어 보인다.

아이들의 벗은 몸이나 농도짙은 애무같은 성묘사로 주어지는 상당한 불편함.이 적나라한 충격을 통한 문제제기가 과연 관객들에게 충격이상의 각성과 진지한 문제의식을 부여하고 있는가.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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