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중부지방을 덮친 폭설의 여파로 농산물 유통망이 마비되면서 배추와 무 등 일부 농산물 가격이 8일 최고 50% 가까이 급등했다.

또 육·해·공 교통수단의 발이 완전히 풀리지 않아 이날 출근길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농산물값 급등=산지에서 채소류 반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서울 등의 농산물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

가락시장 농수산물공사의 김종철씨는 "가락시장으로 반입되던 농산물 물량이 지난주의 절반 수준(2천5백여t)으로 급감했다"며 "갑작스러운 수급불균형으로 농산물 값이 크게 뛰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가락동시장에서 배추와 무의 도매가격은 각각 7만1천5백원(1접,상품)과 4천3백원(15㎏,상품)을 호가했다.

이는 하루 사이에 각각 37%와 33% 오른 가격이다.

청상추는 1만8천5백원(4㎏,상품)으로 지난 7일에 비해 50% 정도 폭등했다.

롯데마그넷 강변점의 이계성 농산물바이어는 "남부지역에서 주로 생산되는 배추와 무,호박 등은 산지 피해가 적어 2∼3일 안에 종전 가격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대란=이날 아침 시민들이 지하철로 몰리면서 승객이 평소보다 30% 이상 늘어 ''콩나물 시루''를 방불케 했다.

특히 오전 8시20분께 지하철 7호선 열차가 사가정역과 용마산역 구내에서 각각 40여분간 정차,후속열차 운행이 크게 지연되는 등 소동을 빚었다.

고속도로에서도 정체현상이 계속돼 부산에서 서울까지는 20시간,광주∼서울 18시간,강릉∼서울 16시간이 각각 소요됐다.

김포공항에서는 계류 중인 여객기에 쌓인 눈을 제거하는 작업이 지연되면서 출발과 도착이 모두 예정시간보다 1∼2시간씩 늦어졌으며 운항률이 20%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 7일 대관령을 넘다가 폭설로 갇힌 고속버스와 승용차 수백대에서는 승객등이 히터를 켜고 밤을 지샜다.

◆전국 피해=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폭설과 폭풍으로 선원 2명 등 모두 10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다.

8일 충남 홍성군에서는 양계업자 천충길(45)씨가 7일 폭설로 병아리 1만여마리(4천여만원상당)가 폐사한 것을 낙담,극약을 마시고 신음중인 것을 가족들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전국적으로 축사 1백63개소와 비닐하우스 2만2천2백여ha가 파손되고 가축 4만5천여마리가 폐사했다.

장유택·최철규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