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금융회사들의 국내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공백이 생긴 기업금융과 투신운용 증권 등에 집중 진출하고 있어 국내 금융회사들의 시장이 크게 잠식될 전망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금융감독원에는 총 17개의 외국 은행 및 증권 투신운용사가 국내 현지법인 및 지점 사무소 설치를 신청한 상태다.

이중 대부분은 작년 10월말 이후 신청이 들어왔다.

미국 스테이트스트리트 은행은 지난 98년부터 국내 사무소를 운영해오다 최근 국내 영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에 지점설치를 위한 예비인가 신청서를 냈다.

이 은행은 자산규모 6백9억달러로 미국내 20위, 세계 1백17위인 기업금융 전문은행이다.

캐나다 6위의 도미니언뱅크와 이란 3위의 멜라트은행도 국내 기업금융 시장을 겨냥, 지점설치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오스트리아 DG뱅크는 지점설치에 앞서 국내시장조사를 위해 사무소 인가 신청서를 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작년에는 캐나다로열은행 내셔널캐나다은행(캐나다) 파리바은행(프랑스) 등 3개 은행이 철수했으나 최근 금융구조조정이 마무리돼 가면서 다시 외국 은행들이 돌아오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국내 투신사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투자신탁 시장도 외국 업체들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

스커더캠퍼인베스트먼트 자딘플레밍증권 험브리히트&퀘스트투자은행(미국) 슈로더투신운용(영국) 알리안츠(독일) 등 5개 외국사가 올 상반기 국내 영업개시를 목표로 국내법인 설립을 추진중이다.

조영제 한국투신운용 사장은 "외국인들은 국내 투신시장을 성장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며 "외국사들이 신뢰성을 무기로 밀려올 경우 국내 투신사들의 존립기반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증권업계에서는 독일 도이치증권 등 6개사가 금감원에 현지법인 설립을 신청, 관련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보험권에서는 미 FATIC사가 지점설치를 위한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