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우리 민족은 보험의 원리인 상부상조(相扶相助)의 정신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지혜를 발휘해 왔다.

그 유래는 조선시대 계(契)에서 찾을 수 있지만,지금의 국내 생보산업이 뿌리내리기 시작한 것은 해방 이후부터 약 50년의 역사에 불과하다.

이처럼 결코 길지 않은 국내 생보산업은 최근 가구당 가입률 86%로서 일본의 93%보다는 낮지만 미국의 76%보다 높다.

GDP대비 보험료 기준으로 세계 6위의 보험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

상품별로는 1980년대까지는 주로 저축성보험과 교육보험이 주류를 이루었으며 90년대 들어서는 암보험과 상해보험이 대폭 증대했다.

최근엔 평균수명 연장과 보험수요 인식의 변화로 고액의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종신보험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추세다.

또 경영건전성이 취약한 일부 생보사의 퇴출은 업계 전체가 과거 수입보험료 중심의 양적 성장에서 탈피,손익중심 경영으로 발전을 모색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따라서 생보 각사가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이익규모를 안정적으로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하되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경영방식이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경영의 목표를 철저하게 고객중심으로 세워야 한다.

보험이란 ''1인은 만인을 위하고,만인은 1인을 위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보험가입자가 서로 비슷한 수준의 위험을 갖고 있을 때 가능하다.

따라서 계약 체결단계에서 각 개인의 위험 수준을 심사하는 언더라이팅은 다수 보험가입자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으며,뒤늦게 사고조사를 까다롭게 하여 보험금 지급을 지연하는 일도 없게 될 것이다.

이는 최근 보험회사에 대한 고객의 가장 큰 불만요인이 되고 있어 근본적인 원인 개선에 힘써야 할 것이다.

둘째,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경영전략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금리가 높고,시장 리스크가 적어 대부분 국내 생보사들은 자산운용을 통해 막대한 운용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국내 금융시장은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어 대부분의 외국 보험사처럼 자산운용 전문기관에 아웃소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보험회사는 고유의 보험영업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역(逆)발상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는 전술적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은 ''디지털 다위니즘 시대''라고 한다.

디지털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하고 새로운 기회를 주는 반면,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을 시장에서 즉각 도태시켜버린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3% 개선보다 30% 개혁을 목표로 종전의 모든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완전히 뜯어 고쳐 획기적인 생산성 증대에 주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일류만이 생존을 보장''받는 지금의 시대에서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넷째, 급변하는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현장의 자율과 책임을 중시하는 영업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최근의 환경변화 속도는 늘 기업의 변화를 앞지른다.

따라서 본사는 정확한 예측력을 바탕으로 전체의 방향성과 전략을 수립하고,영업현장에는 이를 바탕으로 시장 상황에 맞게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자율적인 재량권이 부여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실기(失機)는 곧 실패(失敗)를 의미하는 스피디한 세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과거 보험산업은 항상성 산업이라 하여 환경변화에 가장 둔감한 대표적 산업으로 분류되었다.

IMF를 겪으면서 보험은 각 가정의 필수품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반면 고객의 욕구는 더욱 고도화·다양화되고 있고,경기변동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경기민감형 산업이 되었다.

최근들어 보험모집인의 수가 40만명에서 25만명으로 대폭 줄어들며 모집조직이 점차 전문화·정예화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각 생보사가 올바른 경영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전략과 전술,기업문화를 만들어 내지 못할 경우에는 역시 같은 길을 갈 수밖에 없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번 격변기를 통해 ''세계 6위 보험대국''에 걸맞게 경영의 질을 선진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