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장기화 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키튼(Kitten) 마켓"은 흔들리지 않는 황금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키튼은 어린이(Kids)와 소년(Teens)의 합성어.

10대 전체를 말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10대 소비자라고 하면 주로 중고등학생을 지칭했지만 최근에는 그 영역이 10대 초반까지 넓어졌다.

특히 10~13세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 급부상,"프리틴(Preteen)"이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다.

2000년 국내 전체인구에서 10대 비중은 14.7%.2003년에는 11%로 감소하지만 한자녀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부모들의 자식에 대한 관심과 소비지출은 오히려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키튼 그룹의 구매파워

백화점 화장품업계 외식산업 등 소비시장 전반에 걸쳐 키튼은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롯데 현대 갤러리아 등 주요 백화점의 지난해 신장률은 17~20%에 그쳤으나 10대를 타깃으로 하는 영캐주얼 코너만은 99년 대비 50% 이상 늘어났다.

롯데백화점 카드고객을 살펴보면 10대 비중은 전체의 0.2%로 전년에 비해 0.1% 포인트 줄어들었다.

그러나 객단가는 6만9천5백원에서 17만8천원으로 껑충 뛰었다.

객단가 증가율면에서는 20대와 30대 고객을 앞섰다.

14세부터 20세 손님에게만 발급하는 쿨플러스카드 회원도 40만명을 넘어섰다고 이 백화점 관계자는 말한다.

키튼고객의 특징은 불황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환위기 당시 소비시장이 전반적으로 움츠러든 상황에서도 10대 시장의 매출은 오히려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화장품업계가 대표적인 예다.

98년 화장품시장은 전년 대비 3천6백억원 정도 외형이 줄어들었으나 10대 전용을 표방한 화장품은 최근 3년동안 매년 1백%의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10대가 주고객인 패스트푸드 업계 또한 해마다 25% 이상 늘어나고 있다.

<>키튼 소비

부모세대가 제품에 대한 정보나 지식을 가지고 소비를 하는 것에 비해 키튼은 유행 감수성 패션 등에 좌우되며 즉흥적으로 상품구매를 결정하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사실은 소비자 마케팅 전문기관인 월드마케팅이 지난해에 실시한 "10대 프로파일"조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헤어스타일이나 의상에서 남의 주목을 받고 싶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48.1%에 달했다.

"유행이나 패션에 따라 옷을 구입한다"에도 40.2%가 그렇다는 답을 내놓았다.

또 "내 맘에 드는 옷을 사는데는 돈이 아깝지 않다"라는 질문에는 48.4%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밖에 "윗사람과 의견이 다를 경우 웃어른의 말을 따른다"에는 43%만이 긍정으로 답해 권위가 통하지 않는 세대임을 보여줬다.

"모르는 사람들과의 모임에서도 쉽게 어울릴 수 있다"라는 질문에는 50.7%가 동의를 표시해 다른 연령층보다도 훨씬 사교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자유분방하고 유행에 충실한 반면 싫증을 빨리내고 변화에 민감하다는 특성도 갖고 있다.

이는 작년말 삼성패션연구소가 동대문시장을 찾은 1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그대로 입증됐다.

이 조사에 따르면 2주일에 한번꼴로 동대문 쇼핑몰에 오는 고객은 전체의 19%인 것으로 밝혀졌다.

99년의 31%에서 현저히 줄어든 수치다.

<>마케팅 전략

전문가들은 "키튼그룹이 그 어떤 계층보다도 뚜렷한 소비성향과 특징을 보이는 만큼 "핀포인트 마케팅전략(Pin-Point,족집게식 전략)"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까지 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일방적으로 퍼부어 온 공격적인 마케팅이 아니라 고객들과 항상 대화하고 여론을 수렴하는 쌍방향의 "퍼미션(Permission)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또래심리와 군중심리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는 성향에 주목,그들의 준거집단을 이용할 것 <>구전을 통해 많은 정보를 주고 받으므로 입소문과 "넷전(net와 전의 합성어)"을 확산시킬 것 <>10대 정서에 맞는 전용상품을 출시할 것 <>디지털시대의 주류세대라는 점을 감안해 디지털 매체를 활용할 것 <>활발한 스포츠 마케팅 구사 등을 제시했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