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인수 < 법무법인 태평양 미국변호사 isp@lawyers.co.kr >

큰 액수의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은 ''지난 밤 돼지꿈을 꾸었다''고 한다.

또 치아가 빠지는 꿈은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을 예고해 준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하루의 지친 몸을 침대에 눕힐 때 좋은 꿈이 찾아들기를 기원하고 내일은 내가 바라는 꿈이 이뤄지기를 원한다.

그러나 좋은 꿈만 꾸어지지는 않는다.

때로는 정말 기분나쁜 꿈도 꾸고,자고 나면 연기처럼 사라지는 헛된 꿈도 있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주자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가 여성을 창조했고 이 여성에게 제우스 신이 한 개의 상자를 선물로 주었다고 한다.

그 선물이 바로 ''판도라''이며 그 여성은 ''온갖 선물을 받은 여자''라는 뜻이란다.

그 여성은 ''판도라의 상자''를 받은 뒤 제우스 신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강한 호기심에 못 이겨 끝내 상자를 열게 됐다.

그런 뒤 이내 상자를 닫기는 했으나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고 남은 것은 ''헛된 꿈''뿐이었다.

그 이후 사람들은 헛된 꿈 하나에 매달려 일생을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고 한다.

지난 한 해는 우리 국민 모두가 어려웠다.

많은 사람들이 정들었던 직장을 떠나야 했다.

한국을 대표하던 기업들마저 구조조정과 퇴출의 고통을 맛보아야 했기 때문이다.

뜨겁던 벤처투자 열기는 싸늘하게 식어버려 추운 겨울을 더욱 춥게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불신하면서 책임을 떠넘기기에 바빴다.

''세월이 가면 점차 나아지겠지''하는 ''고질적 병폐들''도 별로 나아지지 않아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이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다.

지나간 괴로운 꿈,헛된 꿈은 이제 모두 잊자.

아무도 밟지 않은 새하얀 눈길에 첫발을 디딜 때처럼 기분좋은 그리고 아름다운 꿈들이 올해 내내 우리 모두에게 깃들기를 기원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