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주도 금융지주회사의 윤곽이 그려졌다.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총자산 1백4조원, 세계 84위에 해당된다.

여기에다 해외매각이 안될 경우 새로 편입될 서울은행까지 합치면 74위(총자산 1백29조원)로 격상된다.

국민.주택 합병은행(63위)과 더불어 세계 1백위권에 드는 초대형은행 두개가 탄생하는 셈이다.

금감위는 특히 지주회사 편입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10% 이상, 부실여신비율 6% 이내의 건전은행(클린뱅크)으로 거듭난다는 점을 강조한다.

남상덕 금감위 조정협력관은 "부실을 완치한 후에도 부실하다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며 "다양한 업종의 시너지효과가 기대되고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지역금융 활성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의 장밋빛 전망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한다.

''부실 집합소''라는 우려를 불식시킬 만한 비전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량은행의 한 임원은 "시장에서 한번 부실낙인이 찍히면 쉽게 회복하기 어려운 법"이라고 말했다.

윤창현 명지대 교수는 "여러가족이 한지붕 아래 모인다고 잘 사는 것은 아니다"며 "획기적인 구조조정 없이는 지주회사는 현상유지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