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Economist 본지 독점전재 ]

중국의 관리들은 중국의 서부 개발을 흔히 미국의 서부 개척이나 시베리아 개발에 비유한다.

중국 정부가 말하는 ''서부''란 쓰촨·간쑤·구이저우·윈난·칭하이·산시성(省)과 충칭시,닝샤·티벳(西藏)·신장 자치구다.

영토는 전국의 절반을 차지하지만 이 지역 인구는 중국 전체 인구 13억명중 25%에 불과하다.

그나마 중국 극빈층 8천만명중 절반이 이곳에 밀집해있다.

서부 농민의 일년 수입은 1천2백위안(약16만2천원)으로 해안지역 농민 수입의 3분의1밖에 안된다.

지난 20년간 중국에 들어온 외국자본중 5%만이 서부에 투자했다.

중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서부개발에 착수한 것은 올들어서다.

국토개발을 위해 먼저 해안지역의 고삐를 풀어 발전시킨 후 서부를 돕게 한다는 덩샤오핑의 구상에 따라 해안지방은 막강한 정치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지만 번영을 서부와 나눌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더 이상 서부의 낙후를 방치할 수 없게된 정부가 나서게 된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서부개발 정책은 몇가지 염려스런 면이 있다.

우선 정부가 돈을 얼마나 내놓을 수 있을지 명확하지 않다.

올 한햇동안 1백30억달러를 서부에 투자했고 향후 몇년간 이보다 많거나 같은 액수를 투자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지만 현실성이 없다.

중앙 정부의 세금수입은 국내총생산(GDP)의 14% 정도로 다른 살림을 꾸리기에도 빠듯하다.

둘째 서부를 낙후시킨 주요 원인은 정부에 의한 경제 독점이지만 이상하게도 이 문제를 거론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특히 신장은 산업자산의 5분의4가 국가 소유일 정도로 국유화 정도가 심하다.

셋째 서부개발 캠페인에는 가난 구제라는 핵심이 빠져있다.

낙후된 지역을 개발하려면 학교나 복지에 투자하고 지방 도로들을 연결해 넓은 시장과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런 기초적인 문제를 제쳐두고 엄청난 돈을 들여 거대한 인프라스트럭처를 만드는 데만 열중한다.

앞으로 10년간 서부에 15만㎞에 달하는 고속도로를 만들고 윈난성에서 싱가포르까지 철도를 놓는다.

1백50억달러짜리 파이프를 깔아 신장에서 상하이로 천연가스를 우송하며 쓰촨과 티벳에서 수력전기를 개발한다는 등의 내용이 서부개발 계획에 포함돼있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중앙정부는 서부의 가난 구제보다 천연자원,특히 석탄 채굴에 더 관심이 많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티벳에는 금과 기타금속,칭하이엔 천연가스가 풍부하다.

도로를 깔면 이 자원들을 바깥으로 끌어낼 수 있다.

그러나 지역사회가 어떤 혜택을 얻을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서부개발은 말이 안되는 측면이 많다.

그러나 안보의 측면에서 볼 때는 완벽하게 논리적이다.

서부지역은 한족이 아닌 소수민족의 밀집지역이다.

신장은 위구르인이,티벳은 티벳인(西藏人)이 한족보다 많다.

이 두 지역은 중국 국경지역중 가장 안정돼있지 않은 곳으로 작지만 산발적인 무장봉기가 계속돼왔다.

중국은 전에는 통행이 불가능했던 타칼라마칸 사막에 5년전 자원 방출을 위해 고속도로를 만들었다.

그 결과 신장 남부로 들어가는 접근거리가 줄었고 분리주의자들을 통제하기가 더 쉬워졌다.

도로건설은 한족의 서부 이주를 장려하는 역할도 한다.

신장 우루무치의 한 위구르인은 한족의 이주가 소수민족을 내쫓기 위한 정책이라고 말한다.

"나는 건강하고 젊은데다 교육도 받았지만 한족의 기업에서 일자리를 얻을 수 없다. 그러나 기차역에 가면 흔히 만날 수 있는 한족 이주민들은 모두 여기서 직장을 구할 것이다"

정리=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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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 사설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