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종금 불법대출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은 김성필 전 성원토건그룹 회장이 한길종금에서 대출받은 4천3백억여원중 1백억여원의 용처가 불분명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김 전회장의 비자금 조성여부를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그간의 조사를 통해 한길종금에서 성원토건그룹에 대출된 4천3백억여원중 4천2백억여원이 한길종금 증자와 은행주식 매입,채무변제 등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1백억여원의 최종사용처는 밝혀내지 못했다.

검찰은 성원토건그룹이 외환위기를 전후로 심한 자금난에 빠지면서 주력 계열사들이 퇴출위기에 몰렸던 점에 비춰 행방이 묘연한 1백억여원 중 상당액이 성원측의 정·관계 로비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하는 분위기다.

성원토건그룹은 96년부터 건설경기 침체 등에 따른 자금난을 극복하기 위해 한길종금 등 금융기관을 인수한 뒤 종금사 등에서 차입한 돈을 은행주식 매입 등에 쏟아부었다.

하지만 외환위기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계열사들이 대거 퇴출위기에 몰리게 됐다.

그룹 전체가 위기에 몰리자 성원토건의 불법대출은 더욱 늘어나게 됐고 이 과정에서 회사를 살리기 위한 정·관계 로비의 필요성이 대두됐을 것이라는게 검찰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행방이 불분명한 대출금 1백억여원 중 69억원이 모 사찰에 시주금으로 들어간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시주금이 해당 사찰의 기존 계좌가 아닌 사찰측 명의로 시주 당시 개설된 새 통장으로 입금된 사실과 최종사용처가 드러나지 않고 있어 김 전 회장이 시주금 중 일부를 빼돌렸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