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외환은행을 정부주도의 금융지주회사에 편입시켜 한빛은행과 통합하는데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정부에 전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24일 "코메르츠가 외환은행의 증자(2천1백억원)에는 참여했지만 한빛은행과의 통합에 대해선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코메르츠가 외환은행의 지주회사 편입을 완전히 거부한 것은 아니며 은행권 변화와 외환은행의 위상을 고려해 추후 다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코메르츠는 정부의 지주회사의 기능재편 방향과 시기가 불투명한 데다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 등을 고려해 당분간 외환은행을 현상태로 끌고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2차 은행구조조정을 조기에 매듭짓기 위해 코메르츠에 대해 조기에 태도를 표명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코메르츠측은 한국 금융구조조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좀더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외환은행의 지주회사 편입이 보류됨에 따라 정부는 우선 한빛 평화 광주 경남은행과 하나로종금만 묶어 내년 3월께 지주회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금감위 관계자는 "한빛은행이 완전 감자(減資.자본금 감축)와 충분한 공적자금 투입으로 클린뱅크가 되고 향후 구조조정 방향이 뚜렷해지면 외환은행과의 통합문제가 다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