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젠트종금의 영업정지로 지주회사인 코리아온라인(KOL)을 비롯한 리젠트계열 금융회사들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지난 98년 초 본격 진출한 i리젠트그룹의 국내 계열사들이 최대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 파국으로 치달은 이유 =리젠트종금은 지난달 예금지급을 연기한 직후부터 대주주인 KOL과 외국계 투자회사들과 접촉하며 유동성 확보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믿었던 KOL이 자금지원에 난색을 표하면서 어려움에 빠져 들었다.

결국 리젠트종금은 진승현씨측에 자금을 빌려주고 담보로 잡은 KOL 주식 13.3%와 전은리스 채권 등을 해외에 매각하는 작업에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이 가운데 KOL 지분 매각은 미국계 투자회사인 WL 로스 앤드 컴퍼니와 협상이 잘 진행됐으나 21일 리젠트종금이 1차부도를 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반전됐다.

◆ 대주주 경영권 미스터리까지 겹쳐 =리젠트종금은 대주주인 KOL의 경영권 의혹까지 겹쳐 더욱 어려운 처지에 몰렸다.

KOL은 지난 21일 밤 긴급 보도자료를 통해 "외부에서 돈을 빌려 i리젠트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KOL 주식 40% 전량을 사들였다"고 밝혔다.

KOL은 이로써 i리젠트그룹과 완전히 결별하고 독자적인 경영진을 통해 한국에서의 영업을 지속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KOL의 발표와 거의 동시에 미국계 투자회사인 WL 로스 앤드 컴퍼니도 국내 홍보대행사를 통해 "i리젠트그룹에서 분리키로 한 KOL의 지분을 인수했다"는 긴급자료를 배포했다.

결국 i리젠트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KOL 주식 40%를 KOL이 자사주로 매입했다는 주장과 WL 로스 앤드 컴퍼니로 들어갔다는 주장이 상충한 셈이다.

이와관련, 업계 관계자는 "i리젠트그룹이 이번 거래를 통해 KOL 지분을 위장분산한 것이란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 리젠트종금의 향방은 =리젠트종금 이영근 상무는 "영업정지의 원인이 경영부실이 아니라 일시적인 유동성위기 때문인 만큼 회생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9월말 현재 자산이 7천2백35억원으로 부채 6천2백59억원을 초과한 상태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22.11%에 달한다"고 말했다.

리젠트종금측은 영업정지 중이더라도 자산매각 작업을 계속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한 다음 영업정지에서 벗어난다는 전략이다.

만약 영업정지가 풀릴 경우 타 금융사와의 합병 또는 수수료를 기반으로 한 투자은행 등으로의 전환을 추진해 생존을 모색할 계획이다.

◆ 예금자 어떻게 되나 =금감원 실사 결과 자산이 부채를 초과할 경우에는 리젠트종금이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을 검토해 앞으로 3개월 이전이라도 영업정지를 해제할 수 있다.

그러나 순자산이 마이너스이면 제3자매각을 추진하며 매각이 여의치않으면 청산한다.

최악의 경우 청산에 들어가더라도 예금자들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2천만원 이하의 경우 원리금 전액을, 2천만원 이상은 원금 전액을 보장받을 수 있다.

98년 8월1일 이전 예금자는 금액에 상관없이 원리금 전부를 받을 수 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