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검 < 미얀마주재 대사 >

올해는 한국이 미얀마(옛 버마)와 수교한지 25주년(Silver Jubilee) 되는 해다.

얼마전 대사관 주최로 무형문화재 이은관 선생이 이끄는 전통예술단 공연, 한.미얀마 경제세미나, 한국음식 페스티벌, 전국 태권도 대회 등 다양한 잔치로 한국을 알리는 기회를 만들었다.

미얀마는 1948년 영국 식민지배에서 독립했다.

60년대까지 ''동남아의 곡창''으로 불릴만큼 풍부한 농산물로 우리 나라보다 잘 살았으며 ''아시아의 축구강국''이기도 했다.

그런데 1962년 군사 쿠데타 이후 26년 동안 사회주의를 채택한 것이 오늘날 아시아의 최빈국이 된 주원인이었다고 보여진다.

1988년 민주화 사태 이후 군사정권은 시장경제 제도로 바꾸었으나 정착하기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다.

우리 기업들이 이곳 미얀마에 투자하기 시작한 것은 시장경제를 표방한 90년대 들어와서부터다.

지금까지 30여 제조공장을 설립, 3만명 이상을 고용함으로써 미얀마의 제조업부문 투자 1위국으로 부상했다.

불교(소승)국가로서 국토면적이 한반도의 3배, 인구 5천만명에 중국과 인도 사이에 있는 미얀마는 천연자원이 풍부하여 성장 잠재력이 크다.

그러나 인권문제로 대외개방이 느린 탓에 경제는 그리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 나라는 신발 등 노동집약산업의 이전에 따른 고용 창출 및 기술이전 등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미얀마는 불교문화를 잘 보존하고 있는 자존심 강한 민족이다.

태어날 때 몽고반점이 있는 등 우리 국민과 비슷한 점이 있다.

미얀마어의 어순(語順)도 우리 한글과 같으며 사람들의 심성도 아주 좋다.

소승불교가 ''현세에서의 어려움보다 내세를 지향''하는 영향 때문인지, 현지의 일반국민들은 빈곤을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못사는 나라 사람들이 잘사는 나라를 동경하면서 배우겠다는 의지가 강할 때 국가 발전이 빠른 점을 감안하면, 경제성장의 심리적 인프라는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의 기업인들이 현지 투자를 적극 확대, 미얀마의 산업화를 촉진하는 한편 ''가나안농군학교'' 등이 우리 나라 근대화의 원동력이었던 새마을운동을 펼쳐 농업.농촌개발활동을 벌이고 있어 주목된다.

우리 나라와 미얀마의 경제협력이 해가 갈수록 확대돼 두 나라가 공존공영하도록 우리 민.관이 보다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양국 관계 발전은 최근 들어 가속화되고 있는 전 세계의 지역 블록화현상 대응에도 보탬이 될 것이다.

---------------------------------------------------------------

독자의 글을 기다립니다.

이름 주소 직업 연락처를 적어 보내주십시오.

<> 주소 = 100-791 서울 중구 중림동 441 한국경제신문 편집국 여론독자부

<> 전화 = (02)360-4247~8

<> 팩스 = (02)360-4350

<> PC통신 = go ked(하이텔, 유니텔, 나우누리), go econet(천리안)으로 가서 ''의견을 받습니다''란을 이용하십시오

<> 인터넷주소 = reader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