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철강업체들이 냉연제품 원료인 열연코일(핫코일)의 대한(對韓) 수출 가격을 올 4·4분기중에만 20% 떨어뜨리는 저가공세를 펴고 있다.

이에대해 포항제철이 반덤핑 제소를 준비하는 등 한·일 철강무역 마찰이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다.

일본 철강업체들이 한국시장에서 덤핑분쟁을 일으킨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국내철강업계는 한·중·일 등 동북아지역의 철강과잉생산으로 인한 지역무역분쟁이 갈수록 격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포철은 20일 "지난 3·4분기만 해도 t당 2백56달러였던 일본산 핫코일의 국내 가격이 최근 2백5달러로 급락했다"며 "이는 일본내 거래가격(2백64∼2백73달러)보다 60달러 이상 낮은 명백한 덤핑 공세"라고 규정했다.

포철은 현재 핫코일을 국내 수요업체들에 t당 28만5천∼30만5천원(약 2백37∼2백54달러)씩 받고 공급중이다.

포철은 가와사키제철 신일본제철 고베제강 NKK 등 일본업체들의 올 핫코일 국내 판매량이 이같은 저가 공세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61.3% 늘어난 3백만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유병창 포철 대변인(상무)은 "일본업체들에 대해 반덤핑 제소와 긴급수입제한조치 등 다각적인 법적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이르면 내년 2,3월께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철강업계가 이처럼 대한 수출물량을 늘리고 있는 것은 그동안 일본내에서 유지해 온 ''협조감산'' 체제가 무너지면서 판로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된데 따른 것으로 포철측은 분석했다.

포철은 이와 함께 국내의 냉연설비가 과잉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일본 업체들의 ''최대 생산·최대 수출'' 전략을 부추긴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조강 내수규모가 연간 8천만t 안팎인데 비해 올 예상 생산량은 1억7백만t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수급불균형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냉연업계의 경우도 수요는 연간 7백만t인 반면 생산설비는 1천5백만t에 달하고 있다.

이학영 기자 ha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