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한국계 신용조합을 모태로 한 일본의 시중은행 설립작업이 간사이흥은의 경영파탄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재일한국인신용조합협회(이하 한신협)는 은행설립위원회를 열고 정상 경영상태의 20개 한국계 신용조합을 중심으로 신용조합들의 기존 사업을 인수받을 은행 설립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한신협은 오는 25일 20개 신용조합을 하나로 묶기 위한 기본협정을 체결하고 내년 1월 하순까지 합병계약을 끝내기로 했다.

또 내년 4월까지 일본금융청의 인가를 받도록 추진하는 한편 7월부터 정식 영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합병 및 은행설립 작업은 요코하마상은이 중심이 돼 추진된다.

이종대 요코하마상은 회장은 지난 19일 한신협의 새 회장에 취임했다.

신용조합들의 은행설립 속도가 빨라진 것은 외형 1,2위인 간사이흥은과 도쿄상은에 대한 파탄처분으로 교포사회의 위기감이 높아진 데다 거래고객들의 불안이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 일본금융청으로부터 파탄처분을 받은 간사이흥은의 이희건 회장(현 신한은행 회장)은 박충홍 부이사장과 함께 19일 사표를 제출했다.

이정림 이사장과 이승재 부회장은 이미 지난 17일 사표를 냈다.

이에 따라 재일 한국계 최대의 신용조합인 간사이흥은은 업무상 대표권을 갖고 있던 4명의 한국인 임원 모두가 퇴진하고 일본정부가 파견한 관재인의 지휘·감독하에 들어갔다.

간사이흥은은 금융청의 파탄처분에 맞서 강력한 법적투쟁을 불사하겠다고 밝혔으나 최근 고문변호사를 통해 행정소송을 단념한다고 발표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