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대기업 인사시즌에다 2차 기업 금융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전문직종을 중심으로 일자리를 연결시켜주는 헤드헌팅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기업의 수시채용 시스템이 자리를 잡고 내년부터 기업 금융기관의 상시퇴출제도가 도입될 방침 등으로 업계 전망은 밝다.

우량 벤처기업들의 인력 확보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질 것이란 전망도 이같은 기대를 뒷받침해준다.

벤처산업의 주요 인프라중 하나인 헤드헌팅업계의 현 주소와 나아갈 방향을 짚어본다.


모 대기업의 IT 엔지니어인 H씨는 최근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일자리를 구하려다 낭패를 봤다.

"연봉 등 조건이 마음에 들어 한 벤처기업에 들어갔지만 입사 후 세부적인 근무 조건을 따져보고 실제와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그만뒀다"고 말했다.

벤처업체에서도 피해를 보고 있다.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힘들게 사람을 구했는데 몇 달도 안돼 직장을 떠나고 말았다"고 말하는 한 벤처기업 인사팀장은 "수수료는 물론 그동안 교육에 들어간 비용도 사실상 모두 날아간 셈"이라고 토로했다.

최근 군소업체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면서 헤드헌팅 업계에 쏟아지는 비난의 소리들이다.

이같은 현상은 무엇보다 업계 특성에서 비롯되고 있다.

헤드헌팅 업체를 차리는 데는 큰 돈이 필요 없다.

맨파워만 갖추면 사업을 펼칠 수 있기 때문.

업체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일부 업체들은 당장의 실적에 눈이 어두워 구직자들의 적성이나 요구조건 등을 무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헤드헌팅 업체들은 수수료를 적게 받는 덤핑 경쟁도 불사하고 있다.

헤드헌팅 업체가 받는 수수료는 구인업체가 부담한다.

직종이나 연봉 등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대략 연봉의 15~25% 선을 수수료로 챙긴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수료 수준이 떨어지고 그러다보니 서비스의 질도 저하되고 있다.

또다른 문제점으로 정보 유출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대기업 임원 출신인 K씨는 "한 곳에만 이력서를 냈는데 다른 업체들로부터 전화가 오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며 "알아보니 담당자가 회사를 그만두면서 개인신상 카드를 갖고 나가 유통시켰던 것"이라고 말했다.

헤드헌팅 업체로선 철저한 정보 관리가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헤드헌터사들은 협회를 중심으로 윤리강령도 마련했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

[ 용어설명 ]

<>헤드헌팅=헤드헌팅은 인재를 끌어다 적소에 배치하는 업무를 대신해 주는 일종의 직업소개업이다.

주로 현직에 있는 사람중 관리자급 이상의 고급 두뇌를 스카웃한다는 점에서 일반 직업소개업과 차이가 난다.

원시부족간의 전쟁에서 승리의 상징으로 머리를 베어왔던 것에서 나온 말이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