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뒷심이 매섭다.

대우자동차가 부도 여파로 몸살을 앓고있는 가운데 쌍용자동차는 생산이나 판매등에서 거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쌍용은 나아가 내년부터 채권단 지원을 받지않고 독립경영을 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한때 대우차와 같은 계열에 소속돼있었고 해외매각도 동시에 추진된 회사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지난 3월 쌍용차가 대우차에서 계열분리될 당시 쌍용그룹측의 지원등으로 대부분의 부실을 정리한데다 올해 판매실적도 호조를 보이고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에 대한 임직원들의 전향적인 자세도 도움이 됐다.

지난 10월 노동조합이 실시한 "민주노총 3대 요구안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회사내 무분규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부결돼버렸다.

지난 11월까지 판매실적을 보면 총 10만5천6백38대를 팔아 작년 같은 기간(8만9천3백86대)에 비해 18.2% 늘어났다.

연말까지는 총 11만8천7백여대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연초 채권단과 맺은 기업개선약정상의 목표치를 14%가량 초과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봤다.

쌍용은 지난 11월 워크아웃이후 은행권으로부터 빌렸던 4백37억원중 2백31억원을 갚았으며 나머지 금액도 연내 전액 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대우차 부도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협력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1백50억원의 자금을 별도로 마련했다.

회사 관계자는 "수백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내수 및 수출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여서 최소 2년동안은 채권단의 도움없이 독자 경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0월에는 워크아웃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올렸으며 무쏘 코란드등 스포츠 레저형차(SUV)의 경우 주문이 밀려 2교대 풀가동중인 상태다.

쌍용은 이 여세를 몰아 내년도 경영목표로 "영업이익 흑자달성"을 내걸었다.

수익위주의 영업전략과 전사적 원가절감 운동을 전개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데 회사측 판단이다.

쌍용은 자체 판매망 확충에도 박차를 가하고있다.

대우자동차 부도로 대우자동차판매를 통한 자동차 판매에 리스크가 높다는 채권단의 지적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쌍용은 내부적으로 1백50개의 대리점을 확보한다는 계획아래 주요 대도시에서 딜러모집에 들어갔다.

대우자동차를 통한 수출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자체 수출 네트워크 구축도 추진키로 했다.

쌍용은 동시에 워크아웃 연장을 위해 <>대우자판의 판매수수료 현실화 <>저수익차종(이스타나) 라인 축소 <>인력의 탄력적 운영 <>장기 매수채권의 조기회수 <>유휴자산 조기 매각 등의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해놓고 있다.

쌍용은 이처럼 내실을 다지면서 GM대신 다임러크라이슬러를 상대로 다시 매각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도 당장 헐값에 팔기보다는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린 뒤 다임러 등과 본격 접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