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내년 4월1일자로 현대계열에서 공식 분리,재계 4위의 그룹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된다.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전문그룹이라는 모토아래 10년내에 세계 5위의 자동차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고 있다.

그러나 계열분리되기까지 현대자동차는 상당한 홍역을 겪었다.

지난 과정을 돌이켜보면서 앞으로의 과제를 점검해본다.


<>계열분리 과정=되짚어보면 발단은 지난 99년 12월30일 단행된 현대그룹 인사였다.

박세용 구조조정 본부장이 현대자동차 회장으로 전격 발령된 것.

정몽구(MK) 회장은 이듬해인 올해 1월초 박 회장을 인천제철 회장으로 전보시키고 3월14일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을 고려산업개발 회장으로 발령을 냄으로써 정몽헌(MH) 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이 본격화됐다.

3월27일 열린 현대경영자협의회에서 정주영 당시 명예회장이 MH를 그룹 단독회장으로 승인한데 이어 5월말 "3부자 동시퇴진"이라는 깜짝카드를 내놓았다.

MK측은 이에 대해 이사회를 소집해 MK를 전문경영인으로 재신임하는 결의를 내놓는다.

이후 현대건설의 위기가 수면위로 부상하고 정부는 현대건설에 대한 워크아웃 및 법정관리 경고를 내림으로써 상황은 MK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이후 MH는 역계열분리 등의 안을 갖고 역전을 노렸지만 정부의 거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8월중순 현대자동차 계열분리안을 발표하게 된다.

8월23일 현대자동차 10개 계열사가 계열분리를 신청하고 1주일후 현대사태의 한복판에 있던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이 사표를 제출함으로써 사태는 일단락된다.

공정위는 9월1일자로 현대자동차 계열분리를 승인했고 MK는 현대자동차 경영권을 확고히 장악하게 된다.


<>현황과 과제=현대자동차 그룹 10개사의 매출액은 작년말 기준 25조2천억원으로 현대중공업과 현대전자가 계열분리되면 재계 서열 4위에 오르게 된다.

재무구조도 지난해말 기준으로 1백47% 정도로 비교적 우량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자동차제작 및 판매,현대정공은 부품사업,현대강관은 원자재조달,현대캐피탈은 금융,오토에버닷컴 및 이에치닷컴(e-HD.com)은 전자상거래와 인터넷 사업을 각각 담당하는 종합 자동차 회사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그룹의 매출 가운데 76%가 자동차 제작 판매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약점이다.

자동차 제작 판매에 따른 수익성은 현재도 미미할 뿐 아니라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금융사업의 육성 등을 통해 수익원을 다양화 할 것을 현대자동차에 주문하고 있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금융사업의 경우 제휴상태에 있는 다임러와의 합작을 통해 현대캐피탈을 종합금융회사로 육성하거나 기타 금융사를 인수하는 방안이 장기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분확대를 통한 경영권 안정도 중요한 과제다.

다임러 지분이 9%에서 내년초에는 10%로 늘어나게 되고 미국의 투자회사인 CGII가 8%가 넘는 지분을 갖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순수 우호지분은 약 16% 정도밖에 안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함께 선진메이커에 비해 처지고 있는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구조개편과 해외생산 거점의 확대 등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당초 현대자동차계열로 분리된 이후 다시 계열분리시킬 예정이던 인천제철 처리문제와 현대강관의 외자유치(가와사키 제철)가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