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집을 경영하던 49세 여성인 K씨는 IMF 경제위기로 실패를 본 케이스다.

하지만 K씨의 창업문제를 상담하면서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IMF 한파 이전 K씨는 일식집을 별 어려움없이 운영했다.

그의 일식집은 논현동 대로변에 위치해 있었는데 주변에 중소규모의 오피스가 밀집해 샐러리맨 손님이 많았다.

창업 비용은 점포 임대비를 제외하고 1억원 이상이 들었다.

실내 면적은 50평 정도로 쾌적한 실내 분위기로 꾸몄다.

정통 일식 메뉴를 고수해 객단가가 높은 편이었다.

점심시간에는 식사메뉴인 초밥이나 튀김종류가 많이 팔렸다.

저녁에는 술안주용 회나 구이 등이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IMF 한파로 서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이 나빠지면서 K씨의 일식집 손님도 눈에 띄게 줄었다.

K씨 자신도 직원들의 수를 줄이고 손님들을 모으기 위해 광고 전단지도 새로 제작하는 등 IMF 극복을 위해 노력을 했다.

그러나 한번 줄어든 손님은 늘어날 줄 몰랐다.

점심식사 손님도 뜸해졌다.

더욱 심한 것은 저녁 매출이 30% 이상 뚝 떨어져 버린 점이었다.

객단가가 높은 저녁 손님이 많아야 하는데 위축된 소비심리로 영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K씨는 문을 닫고 말았다.

그의 실패 이유는 첫째 가격,둘째는 서비스에 있다.

불경기가 되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일반 샐러리맨이다.

일반 음식점이라면 주 타겟층인 이들의 위축된 소비심리를 반영해 가격을 대폭 낮춰 단골 손님들을 잡아야 한다.

K씨는 그러나 점포의 이미지를 위해 기존 가격을 고수해 낭패를 봤다.

서비스도 문제였다.

불황기를 이기기 위해서는 상품 가격은 낮추더라도 상품의 질과 서비스는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K씨는 모든 것을 반대로 했다.

깔끔한 일식집은 종업원들의 서비스가 한몫하는 곳이다.

직원수를 줄이다 보니 엉성한 서비스를 하게 되고 눈치빠른 손님은 가게의 썰렁한 분위기를 알아채 발길을 끊은 것이다.

이제 K씨는 다시 오는 불경기에 대비해 적은 창업자본으로 할 수 있는 음식점을 준비중이다.

아이템은 동태찜 전문점.

메뉴가 서민적이라 마음에 들었고 여러 가지 메뉴보다는 단일 메뉴를 염가로 판매하는 것이 매출에도 이익이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침체로 서민들의 소비심리가 IMF 못지 않게 얼어붙을 것을 감안,실속 있는 가격정책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02)786-8406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