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주부들은 남의 시선을 무시하며 가장 싼 것을 구매하는 이기적 형태인 ''아생피사(我生彼死)형''소비를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기획이 서울과 수도권 주부 7백명을 대상으로 소비패턴과 행동 스타일을 조사,17일 내놓은 ''2000소비자 조사,주부 파헤치기''에 따르면 아생피사형이 전체의 27.1%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우유 하나를 사더라도 이것저것 따져보며 세일광고를 눈여겨 보고나서야 사는 ''꼼생(生)꼼사(死)형''(25%),가족의 편의성을 중시하는 ''가생아사(家生我死)형''(24.3%),유명 브랜드를 좋아하고 마음에 드는 것을 사야 직성이 풀리는 ''폼생(生)폼사(死)형''(23.6%)이 그 뒤를 이었다.

제일기획은 시장공략을 위해서는 이러한 소비유형에 맞춘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생피사형=한국을 대표하는 아줌마형.

버스나 지하철에서 빈자리가 있으면 주위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가는 뻔뻔함과 가장 싼 것을 찾는 생활력을 함께 지녔다.

옷 먹거리등을 주로 재래시장에서 산다.

앞으로 5년안에 가장 사고 싶은 가전제품은 김치냉장고(62.6%)다.

연령대는 25∼39세,50∼54세로 폭이 넓다.

저가의 단순 기능제품을 선호한다.

따라서 TV를 통한 오락성 광고와 가격할인,경품행사등이 잘 먹힐 수 있다.

◆꼼생꼼사형=쇼핑할 때는 항상 목록을 들고 다닌다.

제품간 장단점,가격등을 꼼꼼히 비교한 뒤 상품을 산다.

식품을 살 때도 가족의 건강에 포인트를 둔다.

다른 형에 비해 특정 브랜드의 재구매율을 나타내는 브랜드 충성도(로열티)가 높다.

따라서 포인트 누적이나 마일리지 제도등을 통해 재구매를 유인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폼생폼사형=멋진 삶을 위해 자기계발에 적극적인 타입.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고 충동구매도 서슴지 않는다.

신제품도 적극적으로 산다.

결혼했지만 아가씨같은 소비를 즐긴다.

백화점을 즐겨 찾고 디지털카메라,첨단 욕조등 최신제품을 즐겨 산다.

조사대상 가운데 비중이 가장 낮지만 소비를 선도하는 층이므로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들이 가장 눈독을 들여야 하는 부류다.

◆가생아사형=한국의 전통적인 어머니상으로 40∼54세 중년 주부들이 해당된다.

가족을 위한 물건부터 먼저 고른다.

식품 화장품 의류등을 살 때 TV잡지의 전단광고보다는 매장내 진열광고를 보고 결정한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