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물러서면 우리나라 구조조정은 끝장입니다"

진념 재정경제부 장관은 17일 집무실을 찾은 몇몇 기자들에게 자신이 어느 은행원으로부터 받았다는 e메일 하나를 소개했다.

그는 메일을 읽으며 연신 "구구절절 옳은 얘기"라는 말을 빠뜨리지 않았다.

내용을 간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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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하고 한심합니다.

언제까지 이런 상태로 방치해야 합니까.

시장자율에 맡겨 두면 백년이 가도 우리나라 은행은 개혁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기업이 망하는 순간에도 노조가 자기만 살겠다며 판을 치는 나라입니다.

왜 일부의 희생을 우려해 수천만명이 알게 모르게 손해를 봐야 합니까.

합병을 밀어붙여야 합니다.

금융기관의 경쟁력은 시스템과 맨파워입니다.

합병을 통해 절감된 비용으로 과감히 정보기술(IT) 분야에 투자하고 경쟁력 있는 사람들로 조직을 소수 정예화해야 합니다.

언제부터 국민과 주택은행이 우량은행이었습니까.

다른 은행들이 기업금융할 때 법으로 묶이고 실력이 없어 서민.주택금융하다가 외환위기 때 다른 은행들이 망하니까 엉겁결에 우량은행이 된 것 아닙니까.

우량은행이 탄생해야 합니다.

두 은행은 세계적인 은행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이번에도 물러서면 구조조정은 끝장입니다.

이걸 누가 하겠습니까.

정부밖에 없습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